국민의힘, '혁신위 존폐' 당내 설전… 이면엔 '이준석 지우기?'
국민의힘, '혁신위 존폐' 당내 설전… 이면엔 '이준석 지우기?'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8.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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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혁신위-비대위 공존시 혼란… 해체해야"
혁신위 "흔들지 말라… 차기 당권 포석인 듯"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 반복되는 팬데믹 시대의 과학적 방역과 백신주권'에서 최재형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 반복되는 팬데믹 시대의 과학적 방역과 백신주권'에서 최재형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번엔 당 혁신위원회의 존폐 여부를 두고 당내 설전이 펼쳐졌다. 국민의힘 유력 차기 당권주자로 거명되는 안철수 의원은 당 혁신위원회(혁신위)를 해체를 주장하는 반면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은 즉각 반격에 나서 대립각을 세웠다.

안 의원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비대위 하에서 혁신위가 있었던 적이 있나"라며 "(비대위와 혁신위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당에 혼란이 많으니까 하나로 통일하자는 얘기"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혁신위가 이준석 전 대표의 핵심 의제였던 걸 들며 '이준석 지우기'라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혁신위원인 천하람 변호사는 이날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 출연해 "안 의원이 이렇게 강한 의견을 내는 건 오랜만인 것 같다"며 "안 의원은 비대위가 있는데 혁신위가 왜 또 필요하냐고 하고, 애써서 이준석 대표와 전혀 관계 없다고 하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천 변호사는 "주관적으로 이 전 대표 흔적 지우기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면서 "그 다음 '혁신형 비대위'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냉정하게 봐서  
비대위는 온전하게 혁신에 집중할 수 없다. 왜냐면 당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니까 여러 안건들을 다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봤을 땐 안 의원이 '내가 이 전 대표의 상대이다'(라고 알리고 싶은 것),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국민의힘 전통적 지지층의 지지를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전 대표를 별로 안 좋아하는 지지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전략적 주장이 아닌가, 이렇게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즉, '혁신위 해체' 주장이 곧 차기 당권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당에서는 '비대위 존속'에 무게를 실어준 모습이다. 

주호영 비상대책위(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의원의 혁신위 폐지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자 "나는 비대위와 혁신위가 각각의 역할이 있고 활동 공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선 그었다.

주 비대위원장은 "혁신위가 혁신안을 좋은 걸 내면 비대위에서 논의해서 당의 발전에 도움되는 것 같으면 채택을 하는 과정"이라며 "혁신위가 활발히 활동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전날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서 "(혁신위원 중) 일부 인원을 (비대위가) 흡수하든지, 비대위 단독 체제로 가는 게 맞다"면서 "위기 상황에서 지도부가 2개고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면 최악"이라고 혁신위 해체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 혁신위원장이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를 흔들지 말라"고 대응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