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부담 커진 '아파트 전세' 양극·월세화 심화 전망
자금 부담 커진 '아파트 전세' 양극·월세화 심화 전망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2.07.1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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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따른 대출이자 증가…열악한 입지 수요 감소 가속
목돈 마련 금융비용보다 월세가 적을 수 있단 인식 확산 가능
서울시 영등포구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금리 인상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지역 간 양극화와 월세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높아진 금리로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입지에서는 전세 수요가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전세자금 마련에 드는 금융비용보다 월세가 적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전세의 월세화 속도도 높아질 수 있다.

1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 따르면 금통위는 지난 13일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0.5%p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2.25%로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커짐에 따라 전세 수요 위축세가 지속할 수 있다고 봤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하나전세금안심대출'의 연 최고 금리는 5.66%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나머지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연 최고 금리도 4~5% 수준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가 아직 강한 가운데 금리가 더 오르면 부동산 시장 내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지속하면 입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금 부담에 따른 전세 수요 감소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입지에서 두드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수요자들의 선호가 몰리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수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이 지속할 경우 각 지역 대장주나 지금 거주하는 곳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입지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격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며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많을 수 있다는 견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최고 금리가 5%대를 나타낸 상황을 감안하면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더 낮은 경우가 발생한다"며 "임대인의 보증금 증액 요구를 전세자금대출로 해결하기보다 자발적 월세로 선택하는 임차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국적으로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5.9로 집계됐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와 공급량을 조사한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공급 대비 수요가 적음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지난달 첫째 주 97을 보인 후 둘째 주에는 96.6으로 내렸고 셋째 주에는 96.3으로 하락했다. 이후 6월 넷째 주와 7월 첫째 주에는 96.1을 보였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