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본회의 한 차례 미뤘지만… 여야 대립 여전
[정치포커스] 본회의 한 차례 미뤘지만… 여야 대립 여전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7.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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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상임위원장 먼저" vs 野 "의장단 선출부터"
'독주 프레임'이냐, '민생 프레임'이냐… 여론전
장기간 국회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기간 국회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21대 후반기 국회 원구성을 두고 1달여 넘게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개회를 미루며 고삐를 늦춘 모양새나,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서도 여전히 반발하며 대야전선을 구축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국힘, '국회법 14조' 해석 달라

민주당은 이달 1일 국회 임시 본회의를 개최, 단독으로 의장단을 선출하는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거쳐 이달 4일로 본회의를 연기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전반기 국회에서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독선출한 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등 '독주 프레임'에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여야 협상의 중추핵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에 출국해 자리를 비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본회의를 한 차례 연기한 사실을 전하며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여당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려보기로 한 것"이라며 "원내 1당인 야당을 공격해서 굴복시키려는 데만 골몰하지 말고, 진정으로 타협하고 포용하는 협치의 정치를 보여주는 건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여당의 몫"이라고 공을 넘겼다.

그러면서 "이 상식적 선택마저 어렵다면 최소한 입법부 수장의 장기 공백이라도 없도록 국회의장만큼은 우선 선출해 시급한 민생경제에 대응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선행 과제'에 있어서도 의견이 불일치한다. 민주당은 국회 의장단 선출을 최우선에 놓는 반면,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 배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의장 후보자로 김진표 의원을 선출한 상태다.

박 원내대표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국회법 제14조와 18조에 의거해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는 건 그 어떤 절차적 하자도 없단 걸 분명히 밝혀둔다"면서도 "여당이 전향적 양보안을 갖고 국회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길 인내하며 기다리겠다"고 협상 창구를 열어뒀다.

이 역시 독주 프레임을 경계한 언급이다. 향후 여야 간 협상이 불발될 경우 자신들은 협상의 창구를 열어뒀으나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았단 취지로 반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지금도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상임위원장을 어떻게 배분할 건지만 논의한다면 충분히 합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사실 상임위원장 배분 부분이 개원 협상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고 여기에만 집중하면 얼마든지 개원 협상이 가능하다"면서 "그런데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는 농늬하지 않고 무리하게 세 가지 전제조건만 계속 얘기했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국회법 14조를 두고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

현행 국회법 14조는 '국회의원 총선거 후 의장·부의장이 선출될 때까지', '처음 선출된 의장과 부의장의 임기만료일까지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부의장을 선출하지 못한 경우', '폐회 중 의장·부의장이 모두 궐위(闕位·어떤 작위나 관직 따위가 빔)된 경우' 등에 대해선 사무총장이 임시회 집회 공고에 관해 의장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국회 사무총장의 임무 대행 권한은 '임시회 집회 공고'로 한정된다고 본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국회 사무총장한테는 안건을 올릴 권한이 없다. 단지 소집공고만 있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해서 안건을 올리는 것부터 (이전에) 합의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현행 국회법 18조 가운데 "의장 등의 선거에서 처음 선출된 의장 또는 부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 그 임기만료일 5일 전에 의장·부의장 선거가 실시되지 못해 임기 만료 후 의장·부의장을 선거할 때 출석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 의장의 직무를 대행한다"는 대목을 들며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국회 최다선 의원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뒤 민주당에 복당한 박병석 의원이다.

이 밖에도 △국회의원 총선거 후 처음으로 의장·부의장을 선거할 때 △의장·부의장이 모두 궐위돼 보궐선거를 할 때 △의장·부의장 보궐선거에서 의장·부의장이 모두 사고가 있을 때 △의장과 부의장이 모두 사고가 있어 임시의장을 선거할 때 등의 경우에 한해 위의 규정을 적용토록 한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진의원 현안간담회에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진의원 현안간담회에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본회의 연기, '꼼수'처럼 보인다" 직격

국민의힘은 본회의 연기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의총을 했을 때 국민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일부 의원들의 목소리나 의회 독재를 강행할 때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당의 원내대표가 지금 필리핀에 특사로 가 있는데 아마 여당 원내대표가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강행했을 때 협상도 해보지 않고 개원을 하느냐, 이런 문제 때문에 일시 연기를 한 약간의 '꼼수' 아닐까 이런 느낌도 살짝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본회의를 일방적으로 열곘단 시도 자체를 중단해야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언했다.

성 위의장 역시 "파트너 당의 대표가 없는데 이걸 밀어붙인다고 하는 것도 굉장히 부담 됐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즉, 민주당이 여야 협치를 우선했다기 보다 정치적 판단에 의해 본회의를 연기했단 게 이들의 입장이다.

김형동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게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양보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면서 "모두 옳은 얘기다. 그러나 민주당의 주장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여야 간 또 다른 쟁점은 후반기 법제사법위(법사위)원장 반환 문제다. 민주당은 협상의 선결조건인 법사위원장 반환을 했으므로 여당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반환에 내건 세 가지 전제조건을 수용할 수 없으니 이를 '무조건'으로 양보해야 한단 입장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직을 양보하는 대신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 △검수완박법 대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취하 △사법개혁특위 구성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소송을 취하한단 건 결과적으로 검수완박법 자체에 대해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단독 처리할 정도로 검수완박법 자체에 대해 당당하다면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소송에 당당하게 임하면 되지, 이걸 굳이 왜 취하하라고 얘기하느냐"면서 "취하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그 과정에서 위장 탈당 같은 불법이나 온갖 꼼수가 문제 있다고 (민주당) 스스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이런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의장단 단독 선출을 강행할 경우 법적 다툼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력 규탄 대회, 항의방문 등 다각도에서 살펴보는 상태다.

mjkan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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