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응급실서 불만 품은 60대 보호자 방화…47명 긴급 대피
부산대병원 응급실서 불만 품은 60대 보호자 방화…47명 긴급 대피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2.06.25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시간 전 응급실서 소란, 경찰 귀가 조처…다시 찾아와 방화 시도
(사진=부산소방본부)
(사진=부산소방본부)

지방 소재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보호자가 방화를 시도해 수십명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4일 오후 9시45분께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보호자인 A씨(60대 남성)가 방화를 시도해 입원 중인 환자와 의료진이 급히 대피하고, 응급실 운영이 11시간 이상 차질을 빚었다.

A씨는 방화 시도 3시간 전 응급실에서 소란을 피워 경찰에 의해 강제 귀가 조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귀가 후 다시 병원을 찾아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부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패트병에 담아온 2ℓ의 휘발유를 자신의 신체를 포함해 응급실 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를 방화를 시도했다.

다만 병원 의료진 등이 소화기 등을 이용, 방화 시도 5분여 만에 신속히 불을 진화하면서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진화가 완료됐다.

방화를 시도하면서 A씨는 왼쪽 어깨부터 다리까지 2∼3도 화상을 입고 현재 부산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의 보호자로 병원 진료에 불만을 품고 방화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불을 지르기 3시간여 전인 24일 오후 7시께 응급실에서 1차로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자신의 배우자를 신속히 치료해 달라며 고성을 지르고, 의료진이 치료를 위해 배우자의 팔을 결박하려하자 이를 제지하며 난동을 피웠다. 병원 도착 전 A씨 부부는 모두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소란을 피울 당시 응급실 의료진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와 배우자를 분리한 뒤 A씨를 상대로 귀가 조처했으나 A씨는 이후 휘발유 등을 병에 담아 병원에 방화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이 같은 방화 시도로 응급실 환자 18명을 포함해 의료진 29명 등 총 47명이 응급실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이에 따라 응급실 운영 또한 11시간 이상 차질을 빚어 25일 오전 9시께 정상 운영이 시작됐다.

경찰은 “A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입건,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