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년만 1300원 돌파…"1350원 상단 열어둬야“
원·달러 환율, 13년만 1300원 돌파…"1350원 상단 열어둬야“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6.23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달러당 1301.8원 마감 전일比 4.5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며 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단기적으로 1350원선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7원 오른 1299.0원으로 상승 출발했다. 이후 개장 10분 만에 1300원을 돌파한 뒤 오전 9시29분께 1302.8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9년 7월14일(1303.0원) 이후 12년 11개월여만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보다 4.5원 오른 달러당 1301.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가파른 긴축 기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는 점도 환율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5.03포인트(p, 0.21%) 오른 2347.84로 상승 출발했지만, 전날 종가보다 28.49p(1.22%) 내린 2314.32에 하락 마감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은 2962억원을 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인 1300원선이 뚫리면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350원선까지 치솟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경기 침체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한국의 수출 전망도 악화시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달러당 13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1300원선을 넘어 지속 상승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선도 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부담이 다소 완화되고 미국 국채 금리 하락이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환율이 장기적으로 1300원선을 웃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환율이 1300원을 웃돈 사례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 말 외환위기 때다. 당시 환율은 1년여 동안 달러당 1300원대에 머물렀다.

또 2001~2002년에는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2008~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각각 1300원대에 머물렀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