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처의 오래된 친구… 여론 들어가며 생각해보겠다"
민주 "제2부속실 만들든지"… 박지원 "사고 나게 돼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지인 동행 논란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날 김 여사가 봉하마을 방문 때 지인을 동행한 것과 관련해 "사진에 나온 사람은 저도 잘 아는데,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님 만나러 갈 때 좋아하시는 빵이나 이런것을 많이 들고간 모양"이라며 "부산에서 그런 것을 잘 하는 집을 안내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들을 게 많아서 같이 간 모양"이라며 "봉하마을은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데 아닌가"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여사의 일정이 많아지면서 제2부속실 만들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봉하마을도 비공개일정인데 보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식, 비공식 어떻게 나눠야할지 (모르겠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저도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국민 여론 들어가면서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과거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직원들이 일정에 동행하고, 대통령실에 근무한다는 논란이 있다'는 지적에는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라고 말했다. 이어 "방법을 알려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야권에는 김 여사가 일정에 지인을 동행한 데 대해 연일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 여사는 사적으로 봉하마을을 간 게 아니다. 공식 행보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공사 구분을 하지 못한 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행원 역시 지인이나 친구 자격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 부부 공식일정 참석대상은 행사의 취지에 맞는 인사로 엄선하는 게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 폐지와 (김 여사의) 조용한 내조를 공약했으나 막상 김 여사는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김 여사의 공개 행보 문제는 무엇보다 제2부속실 폐지와 영부인 없는 대통령실 공약을 전면으로 파기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향해 "양자택일을 해야한다"면서 "국민 다수가 원하는 대로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 집중하도록 할지, 아니면 국민들께 공약파기를 공식 사과한 뒤 제2부속실을 만들고 제대로 된 보좌시스템을 만들든지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폐지한 '제2부속실'을 부활시켜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여사가) 봉하에 간 건 잘한 일인데, 동행한 사람이 문제되고 있다"면서 "김 여사(를 보좌할) 부속실을 안 만들면 반드시 사고가 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YTN 라디오에서 "(대전 선) 김건희 여사가 '나는 부족하고 그냥 내조만 하겠다'고 기자회견도 했지만, 그때하고 지금하고 말도 행동도 위치도 달라졌다"며 "제2부속실을 부활하든지, 그렇게 안 하려면 영부인의 역할이나 공적 활동을 아예 안하고 그냥 댁에만 계셔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