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정세균·유인태 등 원로 거론… 안민석 "강금실 추천"
'전당대회 준비기구' 비판… '이재명 책임론' 계파갈등 격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이 여파를 수습하기 위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우기로 한 가운데 누가 민주당의 혁신을 주도할지 주목된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대표 대행인 박홍근 원내대표는 혁신 비대위를 이번 주 안에 출범시킨다는 목표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당의 쇄신과 전당대회를 이끌어 갈 혁신 비대위를 선수, 연령 등을 고려해 다양하게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전한 바 있다.
일단 당 내에서는 혁신 비대위의 막중한 임무와 시기적 엄중함을 감안했을 때 당을 잘 아는 원로가 맡아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의외의 새 인물이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비대위원장 하마평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원로로서, 당 지도부를 오랜 기간 경험했고, 원로로서 당의 자중지란과 내홍을 수습하기에도 권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 왔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거론된다.
중진 그룹에서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였던 김부겸 전 총리,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이상민 의원, 당의 강원지사 출마 요청을 수락하고 의원직을 던졌다가 낙선한 이광재 전 의원 등도 언급된다.
다만 5선 중진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상민· 이광재· 문희상· 김부겸'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데 대해 "선수 중심의 비대위원장에 반대한다. 배지 중심이 아니라 당원 중심으로 가야 한다"면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추천했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적이 있어 계파 갈등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이번 비대위는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방선거에 참패 후 총사퇴하면서 다시 꾸려지는 것이다. '비대위의 비대위'인 셈이다.
이번 비대위는 8월 말 전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를 꾸려지기 전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다만 이번 비대위의 활동 기간이 2개월 남짓으로 매우 짧다는 이유에서 구성과정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준비기구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지방선거 패배를 놓고 '이재명 책임론'을 둘러싼 친이재명계와 친문계 간 내분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비대위가 신속히 구성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은 이번주 중 비대위를 세울 계획이지만 계파 간 갈등 격화로 첫발 떼기 조차도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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