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으려는 한은…영끌·빚투 '초비상'
물가 잡으려는 한은…영끌·빚투 '초비상'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4.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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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5·8월 금리인상 전망…"통화정책 가속화 예상"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한국은행 총재 부재 속에서 급등하고 있는 물가를 먼저 잡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리는 올해 1월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인상된 가운데 오는 5월과 8월에도 인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빚투(빚을 내서 투자)를 통해 집을 사고 주식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의 금융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4일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3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연 1.50%로 결정했다.

앞서 이달 금리 인상을 두고 시장의 예상은 엇갈렸다. 한은 총재 부재 등을 감안하면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물가 상승 압박이 높아져 인상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했다.

동결에 다소 무게가 실렸지만, 금통위는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대내외 상황이 맞물린 결과다.

실제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기자수는 전년 대비 4.1% 상승하면서 10년 3개월 만에 4%대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인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2.9%에 달했다.

주상영 한국은행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은 금통위 직후 열린 브리핑을 통해 “우크라 사태 등 대내외 경제 여건에 큰 변화가 생겼다”며 “특히 물가 상승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금리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빅스텝(금리를 한 번에 0.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따라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역전될 경우, 원화 가치 하락 등 경제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7%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영끌, 빚투로 대출을 받은 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는 셈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기관의 조달 비용이 늘고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실제 금융기관(은행 제외)의 변동금리 비중이 같다고 가정할 경우, 대출금리가 0.25%p 상승 시 이자 부담은 3조3404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5월과 8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견조한 국내 경기와 물가의 상방압력, 금융 불균형 완화 필요성, 연준 등 글로벌 중앙은행 등이 금리 인상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 미국 금리 인상, 양적긴축 개시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금통위에서 대외 요인을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