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제주의 봄 잊지 않겠다"… 4·3 희생자 추모
문대통령 "제주의 봄 잊지 않겠다"… 4·3 희생자 추모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2.04.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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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마음이 오늘의 봄 만들어 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3일 "5년 내내 제주 4․3과 함께해 왔던 것은 제게 큰 보람이었다"면서 "언제나 제주의 봄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 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을 맞은 이날 SNS를 통해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왔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는 상처가 깊었지만 이해하고자 했고 아픔을 기억하면서도 고통을 평화와 인권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다"면서 "다시금 유채꽃으로 피어난 희생자들과 슬픔을 딛고 일어선 유족들, 제주도민들께 추모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4·3 수형인에 대한 첫 직권재심과 특별재심 심판이 열렸다. 4․3특별법의 전면개정으로 이뤄진 재심이었다"며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일흔세 분이 드디어 무죄가 됐고 유족들은 법정에서 박수로 화답했다. 상처가 아물고 제주의 봄이 피어나는 순간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김대중 정부의 4·3 특별법 제정, 노무현 정부의 진상조사보고서 발간과 대통령의 직접 사과가 있었기에 드디어 우리 정부에서 4· 3특별법의 전면개정과 보상까지 추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제주도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진실을 밝혀낼 수 있는 힘이었다"면서 "군과 경찰을 깊이 포용해주었던 용서의 마음이 오늘의 봄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4․3특별법 개정을 통해 완전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2018년, 8년 만에 재개한 유해 발굴에서 열한 구의 유해를 찾았고, 올해 3월부터 4․3에 대한 추가 진상조사가 시작됐다"며 "하반기부터 희생자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30년 전, 장례도 없이 바다에 뿌려졌던 다랑쉬굴의 영혼들이 이번 다랑쉬굴 특별전시회를 통해 위로받기를 숙연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2020년 제주 하귀리 영모원에서 봤던 '죽은 이는 부디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서로 손을 잡으라'는 글귀가 선명하다"며 이처럼 강렬한 추모와 화해를 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다하지 못한 과제들이 산 자들의 포용과 연대로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다음 정부에도 노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재임 중 2018년, 2020년, 2021년 등 총 세 차례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다.

문 대통령 이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참석했던 사례가 유일하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