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전 반대가 아니라 안보 공백 우려 협의하자는 것"
尹 "현 정부 협조 않으면 어려워… 靑 개방은 계획대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5월10일 임시 집무실에서 임기를 시작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사실상 제동을 건 가운데, 양측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윤 당선인 임기 시작 후 이전 작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무회의를 열어 예비비를 상정해 승인하고 이후 약 50일의 이사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윤 당선인의 '용산시대'는 6월말이나 7월초에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으로서는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없다면 국방부와 합참의 이동이 어렵고, 집무실 이전에 따른 예비비 편성도 어려운 상황에서 청와대와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청와대로서도 신구(新舊) 권력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은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양측 모두 여론전에 기대 각자 호소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안보공백'에 대한 우려만 해소된다면 이전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2일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새 정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안보공백이 우려되는 지점이 있으니 이에 대해 협의를 하자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수석은 이날 5개의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우선 박 수석은 TBS라디오에서 "청와대는 위기관리센터가 있고 위기관리센터운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5월9일 자정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로, 군 통수권자로서 시스템으로써 국민 안전을 책임져야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5월9일 자정, 1초 후에는 후임 당선인이 그 시스템으로 똑같은 일을 해야 된다"며 "어떻게 바로 (그 시스템을 통의동으로) 옮길 것인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CBS라디오에서도 "윤 당선인께서 5월10일(취임일)부터 다른 곳에서 근무하시겠다는 것은 좋은데 그러면 5월9일 자정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이곳을 활용하시면 윤 당선인께서 5월10일부터 이곳을 어떻게 바로 공백없이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것을 저희 정부가 걱정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신구 권력의 갈등이고 왜 청와대 이전을 반대한다고 이해를 하시나"라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5월9일에서 10일 넘어가는 이 사이의 단절에 대한 대안만 있으면 얼마든지 이전을 해도 좋다고 해석하면 되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당연한 말씀"이라고 답했다.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에서 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 저희에게 별도로 전달해주신다면 잘 숙의해보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애초 청와대와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상호 조율과 소통이 이뤄졌던 것으로 들었다"며 "현 청와대가 통할하는 각 부처에 계신 분들과 의견 조율을 사전에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5월 10일 0시부터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만료 전에 시쳇말로 방을 빼라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저희는 무서운 세입자가 아니다"며 "5월 10일 0시라는 것은 그날부로 윤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라 상징성을 갖고 책임감 있고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도 "현 정부가 협조하지 않으면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앞으로 협상의 여지는 있으니 협의를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께 드리는 약속은 지켜야 한다. 청와대에 안 들어가겠다. 그러니 청와대 개방은 계획대로 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