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윤석열 인수위 출범… 역대 인수위 어땠나
[정치포커스] 윤석열 인수위 출범… 역대 인수위 어땠나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3.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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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 당선 후 9일만 전열 정비
인수위 공식 출범… 국정운영 청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인수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현판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인수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현판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8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현판식을 열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윤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건물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등과 현판식을 갖고 곧바로 첫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전체회의에서 "새 정부가 국정 과제를 수립하는 데 있어서 국가 안보와 국민 민생에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하고, 국정과제의 모든 기준은 국익과 국민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피해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대한 신속한 손실보상 및 방역·의료 문제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밑그림 △저성장·양극화 문제 등을 국정과제로 언급했다.

◇역대 인수위 어땠나
MB 인수위 '초고속' 출범

인수위 구성은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지난 10일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일주일 만인 17일 인선을 완료하고 이튿날 현판식을 가졌다. 9일 만에 인수위 절차를 모두 밟았다.

국내 정치사에서 인수위가 가장 처음으로 출범한 건 13대 노태우 대통령 당선 때부터다. 당시 인수위는 대선 한 달이 지나 구성돼 사실상 '인수'보다 '취임'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이춘구 의원(위원장)을 중심으로 54명이 포함됐으며 '정치·공보', '안보 ·대외', '행정일반', '경제', '교육·문화', '총무·의전' 등 6개 분과로 설립됐다.

14대 김영삼 대통령 당선인은 1992년 12월 18일 당선, 이듬해 1월 4일 인수위 시무식을 가졌다. 소요기간은 총 18일이다. 김영삼 인수위는 정원식 전 총리를 위원장으로 총 91명의 인수위원으로 꾸려졌다. 분과는 △통일·외교·안보 △정무 △경제1 △경제2 △사회·문화 등으로 구성됐다.

15대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 정식 출범까지 9일이 걸렸다(1997년 12월 18일 당선, 그달 26일 인수위 출범). 윤석열 인수위와 같이 빠른 속도로 절차를 진행했다.

이종찬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208명이 참여, 대규모 인수위가 꾸려졌다. 분과는 '정책', '통일·외교·안보', '정무', '경제1', '경제2', '사회·문화' 등이다. 김대중 인수위는 '백서'를 발간, '100대 중점 정책과제'를 선정하기도 했다.

16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은 2002년 12월 30일 인수위를 공식 가동했다. 그해 12월 20일 대통령에 당선, 11일만에 인수위 구성을 완료했다. 

당시 인수위원장은 임채정 의원이며 246명이 인수위원으로 함께하는 '매머드급' 인수위였다. 분과는 △기획조정 △외교·통일·안보 △정무 △경제1 △△경제2 △사회·문화·여성 등으로 짜였다.

인수위 가운데 최초로 '여성'이 분과에 포함됐다는 점, 인수위 회의를 최초로 TV로 생중계한 점 등이 노무현 인수위의 특징으로 꼽힌다.

사실상 인수위 출범을 가장 신속하게 진행한 건 17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다. 이 당선인은 2007년 12월 20일 당선, 그달 26일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수위(위원 183명)를 띄웠다. 7일 만이다.

당시 분과는 '기획조정', '정무', '외교·통일·안보', '법무행정', '경제1', '경제2', '사회·교육·문화' 등 7개였다. 아울러 '투자유치', '정부혁신규제개혁', '한반도대운하', '기후변화 에너지대책' 등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점도 눈에 띈다.

18대 박근혜 당선인은 2012년 12월 20일 당선, 18일 이후인 이듬해 1월 6일 인수위 구성을 마쳤다. 분과는 △기획조정 △정무 △외교·국방·통일 △경제1 △경제2 △법질서·사회안전 △교육·과학 △고용·복지 △여성·문화 등 총 9개로 다뤄졌다. 인수위원장에는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임명됐다. 인수위는 150여 명 규모로 꾸려졌다.

19대 문재인 당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재·보궐선거로 대선을 치렀다. 이에 당선인 신분 없이 곧바로 대통령직에 올랐고, 이에 따라 별도 인수위도 구성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16일 전북 전주시 덕진군 전주역에서 열린 '통합하는 대통령 전북을 위한 진심!' 전주 거점유세에서 정운천·이용호 의원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16일 전북 전주시 덕진군 전주역에서 열린 '통합하는 대통령 전북을 위한 진심!' 전주 거점유세에서 정운천·이용호 의원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통합' 최우선 요소
국민의당·호남계 발탁 나서

인수위는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그린단 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에게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라는 점을 물은 여론조사 결과 '통합·국민화합·협치'가 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열심히/잘하길 바람' 9%, '공약실천·약속이행' 8%, '경제회복·민생안정' 7% 등이 근소차로 뒤를 이었다. '공정·내로남불하지 않았으면' 6%, '부동산 안정' 6% 등 사회 현안을 반영한 답변도 있었다. 

또 '검찰공화국 지양' 2%, '대장동 사건 수사' 1% 등 대선 정국 네거티브와 관련된 응답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없음·모름·응답거절'은 14%였다.

여론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다.

윤 당선인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정 운영의 목표는 국민 통합"이라며 "인수위가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바탕으로 국정 과제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 역시 궁극적으로 국민 통합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통합은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하다"며 "새 정부는 일 잘하는 정부,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정부가 돼 국민의 신뢰를 얻겠다"고 했다.

인수위는 안철수 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과 함께 총 7개 분과 23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경제정책·거시경제·금융) △경제2(산업·일자리)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등이다.

'통합'을 위해서는 국민의당 인사와 호남 출신 인사 기용이 주목할 부분이다. 

안철수 위원장(국민의당 대표)이 대표적 인사다. 두 사람은 대선 정국에서 야권 후보로 날을 세워 왔지만,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 직전 단일화에 타결했다. 대선 이후에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 합당을 추진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안 대표를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식,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수석대변인을 맡은 신용현 전 의원 역시 과거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거친 안철수계 인사다.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인 이태규 의원은 안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호남 인사로는 정무사법행정 분과 간사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이 있다. 이 의원은 오랜 기간 무소속으로 정계에 있다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다만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제 제기된 젠더 갈라치기의 여진은 아직 남아 있다.

이번 인수위 분과 목록에서 '여성'이 누락된 점, 윤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이행에 의지를 드러내는 점 등을 꼬집으며 여성이 배제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열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반 전 총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열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반 전 총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성 대폭 강화… '프로'
일각선 특정 라인 기용 지적

인선은 교수 출신을 대거 기용, 전문성을 특히 강조했다. 간사·인수위원 가운데 현직 교수 출신은 11명에 달한다. 

서울대 최종학 교수(기획조정), 서울대 김소영·홍익대 신성환 교수(경제1),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창양·동덕여대 왕윤종 교수(경제2) 등이다. 

이중 경제1분과는 경제정책·거시경제·금융 분야를, 경제2분과는 산업과 일자리 분야를 다룬다.

성균관대 김태효 교수(외교안보),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순애 교수(정무사법행정), 한양대 김창경·서울대 남기태 교수(과학기술교육), 서울대 안상훈·성균관대 의과대학 백경란 교수(사회복지문화) 등도 포함됐다. 

다만 인선에서 특정 '라인'이 돋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안보분과 경우 간사인 김성한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다. 이종섭 전 한동참모본부 차장과 함께 인수위원으로 발탁된 김태효 교수 역시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안보 분야에서 요직을 거쳤다.

기획조정분과 간사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과 인수위원인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도 이명박 정부 시절 주요 보직을 맡았다. 

추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대토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비상경제상황실장을 맡았고 이 의원은 '이명박 경선대책위원회 기획단장'부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통령선거준비팀 전략기획 총괄간사, 전략기획팀 팀장 이후 제17대 인수위 기획조정 전문위원을 담당했다. 

간사진에는 현직 의원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국민의힘 이용호(정무사법행정)·박성중(과학기술교육)·임이자(사회복지문화) 등이다. 유상범 의원은 정무사법행정 인쉬위원으로 활동한다.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경제1), 유웅환 SK 전 혁신그룹장·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경제2),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사회복지문화) 등도 인수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인선으로는 먼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국민통합위원장)와 국민대 김병준 명예교수(지역균형발전특위원장)이 함께해 '2김 체제'를 완성했다. 

대변인단에는 신용현 전 의원(수석대변인)을 필두로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과 최지현 변호사 동참했다. 박주선 전 의원은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을,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기획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당선인 비서실장은 장제원 의원, 당선인 대변인은 김은혜 의원이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