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귀재' 손태승, 롯데카드 배당이 아쉬운 까닭
'주가부양 귀재' 손태승, 롯데카드 배당이 아쉬운 까닭
  • 임혜현·문룡식 기자
  • 승인 2022.03.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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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배당성향에 '1등 종합금융그룹' 도약 재조명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부양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점이 요새 새삼 부각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부양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점이 요새 새삼 부각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롯데카드의 배당성향 축소 여파가 우리금융지주에 안 좋게 미칠 전망이다. 주가부양에 공들여 온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행보에 흠집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한 우리금융으로서는 롯데카드의 배당 정책 판단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배당성향을 낮췄다. 롯데카드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팬데믹 여파가 길어지면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 따른 선제적 준비로 설명했다.

다만, 역대급 순이익을 올린 롯데카드의 사정, 또 다른 카드사들 대비 배당성향이 너무 낮다는 비판 등을 고려하면 석연찮은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아일보 온라인판 18일자 롯데카드 기사 참고)

롯데카드가 배당성향을 낮춘 대목을 우리금융 측이 용납한 배경을 두고도 뒷말은 무성할 전망이다. 주가 부양에 공들여온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으로선 작은 흠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손태승 회장은 주가 부양 노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열사 확장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증권과 보험 강화가 시급하지만, 카드 보강도 손 회장이 완성하고픈 과제다.

손 회장은 2018년 회장을 맡은 이후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도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달 초 기준 총 10만3127주의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믿고 따라 달라”는 신호를 시장에 주는 것이란 호평을 들었다.

또 완전민영화로 조성된 성장 모멘텀을 바탕으로 올해도 M&A(인수·합병), 신설 등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급하게 매물에 접근, 과도한 값으로 사들이지 않고 치열한 줄다리기로 적절한 매물을 적정한 때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 회장은 최근 언론에 “종합금융서비스 제공과 그룹 시너지 측면에서 필요성 높은 증권업을 우선순위로 M&A 딜(Deal)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중대형사는 물론 소형사까지 관심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형사 인수 시에는 자기자본 규모에 따른 규제혜택 등 대형사 중심의 경쟁구조를 감안해 우리종합금융(이하 종금)과 합병을 통한 성장 전략 추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종금 합병 시 10년간 종금업 겸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노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의 이런 노력 덕에 주가 부양도 성공적이다. 우리금융의 18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주가는 1만4600원이다. 2020년 3월 6320원선을 헤매던 처참한 상황을 오롯이 손 회장의 자사주 사랑으로 극복해 온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다만 주가 부양 등 각종 이슈에 열심히 대응,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그는 아직 배고프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과제가 아직 현재진행형이어서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2019년 2월 1만5600원으로 상장했음을 고려할 때, 아직 더 갈 길이 멀다는 주마가편식의 기대감이 손 회장의 어깨에 지워져 있다.

우리금융이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카드가 시선을 모을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이 롯데카드 지분 인수를 통해 보험·증권사를 제외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다.

즉 롯데카드 배당을 받아서 증권사 인수 등에 실탄 사용을 해야 하는데, 지금 이런 롯데카드 측의 이상한 배당 정책을 우리금융 쪽에서 용인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한편, 롯데카드 측 배당 축소가 우리금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또 우리금융으로서는 롯데카드가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를 위해 배당정책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비금융부문 확대와 주가 부양을 위한 안전판이 될 수 있단 얘기도 있다. 

앞으로 MBK가 롯데카드 지분을 팔 경우 우리금융은 롯데그룹과 협상을 통해 해당 지분을 매입해 완전 장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키워서 인수해야지 배당을 짜내지 않아도 된다는 시각인 셈이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