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의 AIG빌딩, 손태승의 10만 양주설…정반대 스타일 CEO들, 완전민영화를 함께 쏘다
이팔성의 AIG빌딩, 손태승의 10만 양주설…정반대 스타일 CEO들, 완전민영화를 함께 쏘다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2.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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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기사 읽어보니…2006년 4월2일자 사상 최고가 기사 비결, 손 회장 시대와 '흡사'해 눈길
이팔성식 위기 대처 능력 쾌속 질주 기반에 손태승 조심스러운 대변혁 추진 더해져 '민영화 성사'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 회장은 2018년 회장을 맡은 이후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으며, 지난해 12월에도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달 초 기준 총 10만3127주의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믿고 따라 달라"는 신호를 투자자들에게 몸소 주고 있다. 말잔치로 끝난 양병설보다 긍지를 가질 법한 '설치'의 문제다.

2008년 리먼 위기를 맞아 이 전 회장은 고강도 긴축경영을 실시했다. 계열사 임원 급여를 10%씩 반납하게 했고, 2009년에도 유사 조치를 밀어붙였다.

그래서 2009년 1조260억원으로 순이익이 회복되는 마술 같은 일이 일어났다. 가장 빨리 금융위기를 털어낸 금융그룹으로 평가받으면서 다른 금융사들의 부러움을 샀다. 2009년 '3분기'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단연 4대 금융그룹 중 최고 수준이었다. 

그는 사기 문제에도 신경을 쓰며 우리금융 내부를 다잡았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맨해튼의 AIG그룹 빌딩을 계열사를 통해 사들이기도 했다. 민영화는 끝내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반석만큼은 확실히 닦았다.  

현재 선장, 즉 신중하게 두드린 뒤 조밀하게 벌이는 손태승 회장과는 전혀 다른 과감하게 지르는 스타일이지만, 이 전 회장과 손 회장의 업무 앙상블이 시간의 간격을 두고 함께 결과를 빚어내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 가능하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일방적으로 저평가되던 위기를 일거에 극복하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다음엔 다양하게 치밀한 공격의 수들을 내보내는 구도인 셈이다. 이팔성 대 손태승의 협업을 진지하게 공부해 볼 필요가 새삼 부각되는 셈이다. 아울러 이들 두 인물 외에도 주가 저평가를 극복하면서 떠받치는 흐름 속에서, 새삼 지나간 여러 우리금융 수장들의 면면을 모두 겹쳐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