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휩싸인 정의당… 탈출구 있을까
내우외환 휩싸인 정의당… 탈출구 있을까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3.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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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득표율 2.37% 당직자 갑질 논란 등
"문제는 모호한 지지기반… 재정립 나서야"
정의당 여영국 대표(왼쪽네번째)와 당직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0대 대선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여영국 대표(왼쪽네번째)와 당직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0대 대선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맞닥뜨렸다. 심상정 전 대선후보가 제20대 대선에서 유의미한 득표율을 얻지 못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청년정의당 강민진 전 대표가 '갑질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16일 정의당에 따르면 강 전 대표 논란 관련, 박인숙 부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 구성을 추진 중이다. 조사위는 박 위원장을 포함 당내 인사 2인, 외부 전문가 3인 총 6인으로 꾸려진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조사위는 인선을 마무리하는 그 즉시, 이르면 이번주 말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정의당 내부에서는 중앙당 당직자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강 전 대표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에 대한 폭로가 있었다며 이에 대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폭로에는 △채용 과정시 1년 이상 근무할 수 있다 안내했지만 실제로 그러지 못한 점 △사적인 업무 부탁 △심야 업무 지시 등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동자를 위한 정당 내부에서 노동권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한 데 책임을 통감한다"며 "진상조사 과정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나 역시 청년정의당 대표가 아닌, 전 당직자와 똑같은 평당원의 신분으로 조사에 임하는 것이 옳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대표직을 사퇴했다.

정의당은 '노동자의 정당'을 표방한다. 심 전 후보 역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소수자나 노동자 등 '지워진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갑질 논란'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정의당은 서민과 약자를 대변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도덕성이나 진보가치 관련 문제에 있어 더욱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며 "여러 논란으로 이런 부분에서 생채기가 나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오는 지방선거에서 내우외환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성찰과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쓴 소리도 들려온다.

심 전 후보는 이번 20대 대선에서 득표율 2.37%(80만3358표)를 기록했다. 보통 선거에서는 득표율 '3%'부터 유의미하다고 본다. 각종 선거법상 기준이 되는 지표기 때문이다. 여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정의당 내부에서도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거대 양당 구조가 특히 강화됐던 이번 대선의 특징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이들은 이번 대선 이후 정의당에 12억원의 후원금이 쏟아진 상황을 언급하며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자칫 자기 성찰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의당의 가장 최우선 과제는 '타게팅'이다.

엄 소장은 "정의당의 가장 근본 문제는 지지 기반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노동자 밀집 지역인 울산, 창원, 인천이나 젊은 층에서도 과거에는 지지율이 높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철저한 노선투쟁을 통해 모호한 지지 기반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