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차 시장진출 공식화…"상생하겠다"
현대차, 중고차 시장진출 공식화…"상생하겠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3.07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 중심 중고차 사업 방향 공개…2024년 시장점유율 5.1% 자체 제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현대자동차는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앞으로 소비자 중심, 업계 상생 등 사업 방향도 제시했다. 그동안 자동차산업연합회(KAIA) 등 업계 차원에서 완성차 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추진 논의가 있었지만 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한 건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7일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신뢰 제고, 중고차 매매업계와 상생을 목표로 하는 소비자 중심의 중고차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5년/10만㎞ 내 자사 브랜드 차량 신차 수준 상품화

현대차는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제조사로서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해 정밀한 성능검사와 수리를 거친 후 품질을 인증해 판매하는 인증중고차(CPO; Certified Pre-Owned)를 시장에 공급한다.

이를 위해 5년/10만킬로미터(㎞)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수준인 200여개 항목의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량만 선별한 후 신차 수준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한다.

현대차는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품질검사와 인증을 위해 매집점검-정밀진단-인증검사 등 총 3단계에 걸친 중고차 품질검사, 인증체계를 마련하고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구축한다.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에서는 정밀한 차량진단과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첨단 스마트 장비를 갖출 예정이다. 정밀진단 후 정비와 판금, 도장, 휠·타이어, 차량광택 등 내·외관 개선을 전담하는 상품화 조직을 운영해 중고차의 상품성을 신차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중고차 가상전시장 온라인 도슨트 투어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중고차 가상전시장 온라인 도슨트 투어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소비자가 타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 구매 시 할인을 제공하는 보상판매 ‘트레이드 인(Trade-in)’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자체 시스템 등을 통해 차량 성능·상태, 이력 정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정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차량을 매입한다. 또 신차 구입 시 할인까지 제공해 국내 브랜드에서도 중고차 처리와 신차구입이 원스톱으로 가능해진다.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구축…‘내차 시세 서비스’ 제공

현대차는 판매자-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해 중고차 정보서비스가 활성화 된 미국 등 해외시장을 참고해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한 후 종합해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을 구축한다. 현대차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자사 소비자뿐 아니라 타사 소비자와 기존 중고차업계 등 모든 중고차시장 참여자들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에서는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적정가격 산정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 등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중고차시장의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고차 가치지수 △실거래 대수 통계 △모델별 시세 추이 △모델별 판매순위 등 중고차 시장 지표와 트렌드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제공은 국토교통부, 보험개발원 등과 협의를 통해 정부·기관이 각각 제공하는 차량이력 정보에 현대차가 보유한 정보를 결합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하려는 중고차의 사고유무와 보험수리 이력, 침수차 여부, 결함·리콜 내역, 제원·옵션 정보 등 차량의 현재 성능·상태와 이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현대자동차 중고차 가상전시장 오감정보 서비스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중고차 가상전시장 오감정보 서비스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적정가격 산정을 위해 ‘내차 시세 서비스’를 선보인다.

내차 시세 서비스는 소비자가 자신의 중고차를 매각할 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국내 중고차 거래 약 80%의 실거래 가격을 파악해 데이터베이스(DB)를 마련한다. 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차량 이력과 성능·상태, 제원, 옵션 등 상세 정보를 반영해 신뢰도 높은 가격을 제시해주는 시스템을 준비한다.

중고차 거래 시 주요 피해유형 중 하나인 허위·미끼 매물을 걸러내는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 기능도 제공한다.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은 하나의 매물에 대해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교차 검증해 정보의 왜곡과 허위 여부 등을 판별한다.

◇온라인 가상전시장 운영…‘도심 랜드마크 딜리버리 타워’ 전국 순차 구축

현대차는 전 세계적 트렌드에 맞춰 판매 채널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반의 온라인 가상전시장을 운영해 소비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중고차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가상전시장에서 상품검색, 비교부터 견적과 계약, 출고, 배송에 이르기까지 구입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원스톱 쇼핑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가상전시장에서 중고차를 계약하면 집 앞 등 원하는 장소에서 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가상전시장에서 모든 구매경험이 이뤄지는 만큼 마치 전시장에서 차량을 체험하는 수준의 생생한 실체감을 제공하기 위해 ‘오감정보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컨시어지’를 통해 차량 구매를 돕는다.

현대자동차 중고차 가상전시장 가상현실(VR) 시승 체험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중고차 가상전시장 가상현실(VR) 시승 체험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

소비자는 가상전시장에서 AI 컨시어지와 함께하는 ‘온라인 도슨트 투어(오프라인 채널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해 차량 검색과 비교 등을 진행한 후 본인에게 맞는 차량을 추천 받을 수 있다. 선택한 중고차의 첫 입고부터 품질검사, 상품화 과정, 전시 등 인증중고차로 변화되는 과정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오감정보 서비스는 360도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차량 하부와 내·외부 상태 확인, 초고화질 이미지를 통한 시트 질감과 타이어 마모도 등의 촉감정보 확인, 흡연 여부 등 차량냄새 평가와 차량 엔진소리 등 후각·청각 정보와 더불어 가상 시승 화면을 제공한다.

상품을 직접 보고 싶은 소비자를 위한 차별화된 오프라인 채널도 마련된다.

현대차는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대규모 전시장과 함께 ‘도심 랜드마크 딜리버리 타워’를 순차적으로 구축해 소비자에게 색다른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도심 랜드마크 딜리버리 타워는 무인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소비자는 도심 랜드마크 딜리버리 타워에서 자유롭게 차량을 구경할 수 있으며 가상전시장에서 계약한 자신의 중고차를 도심 랜드마크 딜리버리 타워에서 간편한 QR코드 인증을 통해 픽업할 수 있다.

◇중고차매매업계 상생안 준수…2024년 시장점유율 5.1% 자체 제한

현대차는 중고차매매업계와 동반성장을 위해 기존 상생협의 과정에서 마련한 상생안을 준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기존 업계와 상생협력과 중고차시장 발전 방안으로 △5년/10만㎞ 이내 자사 브랜드 중고차만 판매 △인증중고차 대상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 △연도별 시장점유율 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공개 △중고차 산업 종사자 교육 지원 등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5년/10만㎞ 이내 자사 브랜드 중고차 중 품질시험을 통과한 차량만 판매할 계획이다. 판매대상 범위를 벗어난 차량이 소비자로부터 접수되면 경매 등 공정한 방법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한다. 또 현대차는 올해 시장점유율 2.5%를 시작으로 오는 2023년 3.6%, 2024년 5.1%까지 시장점유율을 자체적으로 제한한다.

현대자동차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

현대차는 “현재 국내 중고차시장 1위 기업 K사의 시장점유율이 4% 수준임을 고려하면 4년 후 완성차업계 5개사 합산 점유율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에 따르면, 오는 2026년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 합계 중고차 시장점유율은 자체 시장점유율 제한과 사업 계획 등을 고려하면 7.5∼12.9% 수준에 그친다.

현대차는 중고차시장 발전과 중고차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기존 업계에게 공개한다. 완성차업체로서 보유한 기술 정보와 노하우도 전수한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관련 신기술 교육과 최신 소비자만족(CS) 교육 지원 등으로 중고차 종사자들의 차량 이해도와 지식 수준을 높이고 판매현장 역량 강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사 중고차시장 진출이 소비자와 중고차 시장 발전에 미치는 긍적적인 효과에 대해 소비자와 중고차매매 업계 등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업 추진방향을 공개했다”며 “전체적인 중고차 품질과 성능 수준을 향상시켜 시장 신뢰를 높이고 중고차산업이 매매업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의 외연이 확장될 수 있도록 기존 중고차 업계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