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통합 드라이브' 尹 '단일화 지지부진'… 향방은
李 '통합 드라이브' 尹 '단일화 지지부진'… 향방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3.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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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이재명 당선 위해" 후보직 사퇴… 李 중도 공략
국민의힘 "조원진까지 다 끌어들여… 잡탕" 경계 태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후보가 지난 1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회동한 후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후보가 지난 1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회동한 후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후보와 본격 연대, 통합정부론을 공고히 해가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2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대선후보 사퇴를 표명한 뒤 "나는 오늘부터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이 후보와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회동을 갖고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에 합의한 지 하루 만이다.

이 후보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동연 후보와 나,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미 많은 부분 닮아 있었다"고 교집합을 강조한 뒤 "희망과 통합의 정치에 대한 김 후보의 강한 의지도 그대로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앞서부터 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 김 전 부총리 등 제3지대 대선후보들에게 연대를 호소해 왔다. 이처럼 '통합정부론'에 총력을 쏟는 데는 중도 확장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고립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내포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중도층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들은 선거 국면에서 대체로 전통 지지층과는 달리 표심의 행방을 뚜렷이 나타내지 않다 본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지지후보를 정하는 양상을 띤다. 이때 결정 요인은 이념보다는 실용적인 정책, 국정 능력 등이다. 이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줄곧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강조해 온 것도 이같은 배경이다. 

통합정부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통합정부는 '실용적인' 정책이라면 특정 정파에 휩쓸리지 않고 모두 열어두겠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선거대책위원회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브리핑에서 "실용과 실리, 능력에 따르는 정책 연대와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취지를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도 영향을 끼쳤다.

안 후보는 전날 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겨냥해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고 거듭 지적했다. 다만 "정치인들끼리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 논의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윤 후보와의 창구를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 '담판 단일화'가 타결될 가능성이 있단 해석을 내놓자 "정확한 어떤 어젠다가 있을 때"라고 선 그었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과학기술 강국' 공약을 전폭 수용하겠다며 이 틈을 파고들어 연대 고리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잡탕"이라고 거세게 비판하며 경계하고 있다. 선거대책본부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들은 말로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을 보고 실체를 본다"며 "(민주당은) 지금 김 전 부총리, 심지어는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선후보까지 다 끌어들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원 본부장은 "조원진 대표와 이 후보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나"라며 "국민들은 그렇게 막 던지는 순간 '아, 잡탕이구나. 급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