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시내 곳곳 폭발·총성…러시아군 진군에 민간인 피해도 속출
우크라이나 시내 곳곳 폭발·총성…러시아군 진군에 민간인 피해도 속출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2.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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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교전으로 사망자 198명… 부상자도 1000명 웃돌아
(사진=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도 미사일 공격이 벌어지고 곳곳에서는 총성이 울려펴졌다. 국민들은 서둘러 국경을 탈출하려는 행렬에 동참하거나 총을 들고 항전에 나섰다. 지속된 교전으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와 1000명을 웃도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무력전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수도인 키예프에서 30㎞ 떨어진 곳까지 진군했으며 우크라군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필사의 저항을 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일부 소규모 러시아 부대는 키예프 시내까지 진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예프를 함락하기 위해 공격을 이어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군이 완강하게 저항하고 버티면서 진군에 속도가 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반인 남성이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아서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민간인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벌어졌다. 또 시내 곳곳에서는 격렬한 시가전 소리가 울려펴졌다.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에 따르면 상당한 규모의 러시아군이 키예프 중심으로부터 약 30㎞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으며 일부 소규모 러시아 부대는 키예프 시내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크라이나 주변에 집결했던 러시아 군대의 50% 이상이 침공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전이 이어지자 우크라이나 교량, 학교, 주거지 등 민간시설 피해가 잇따랐다. 키예프 시내 공항 근처 고층 아파트들이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서 시민들은 지하철이나 지하철역 등에 머무르며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키예프에서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야간 통금이 오는 28일까지로 연장됐고 키예프로 통하는 고속도로 곳곳에는 검문소가 설치됐다. 이곳에는 군복 차림의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 복장의 남성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가 침공한 이후 198명이 숨지고 10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발표했다. 하지만 교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나서면서 평화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무산되면서 공격이 재개됐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을 거부하면서 오늘 낮 작전 계획에 따른 러시아군의 진격이 재개됐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직접 찍은 동영상을 공개하며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며 맞섰다.

그는 영상에서 “밤사이 우리가 무기를 버리고 항복을 위해 전화를 걸었다거나 탈출했다는 가짜 뉴스가 엄청나게 퍼지고 있지만 나는 여기에 있다”며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조국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러시아군은 키예프뿐만 아니라 서쪽으로는 흑해 연안의 오데사에서 동쪽으로는 아조프해 항구도시 마리우폴 너머에 이르기까지 해안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또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 반군들이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서 진군을 계속하면서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던 도시들을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부딪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약 3500명의 러시아 군인이 죽거나 다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도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성공적이고,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결정적 계기를 만들지 못하며 특히 북쪽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매우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이에 따라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국은 양국의 교전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며 “정치‧경제를 아우르는 제재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유튜버 브라이언 타일러 코헨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우리에게는 러시아를 물리적으로 공격해 제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선택지가 있다”며 “이번 제재는 역사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고 정치·경제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