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무력충돌 치닫나…일촉즉발 전운 고조(종합)
러시아-우크라 무력충돌 치닫나…일촉즉발 전운 고조(종합)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2.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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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네츠크·루간스크공화국 독립 승인…평화유지군 진입 명령
미국‧EU “명백한 주권침해이자 국제법 위반” 규탄 한목소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친러 공화국의 독립국을 승인하면서 일촉즉발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들 공화국에 ‘평화유지군’ 투입을 지시하고 실제로 군사장비 이동 모습이 포착됨에 따라 ‘나토의 동진’으로 촉발된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무력분쟁 위기에 치달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있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또 DPR, LPR 지도자들과 러시아·공화국들 간 우호·협력·원조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이후 국방장관에게 이들 두 공화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것을 지시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의 지시 이후 긴 군사장비 행렬이 도네츠크를 지나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DPR‧LPR 수립을 선포하고 무장 독립 투쟁을 벌였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돈바스 지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4월 나토 가입의사를 밝힌 이후 “나토의 동진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반발하며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대규모 군사를 배치했다.

여기에 푸틴 대통령이 두 공화국의 분리독립을 선포하고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 배치를 공식화하면서 사실상 ‘침공’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러시아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명백한 주권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특히 EU는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며 러시아를 겨냥한 집단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행정 명령 발동 조치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두 공화국에 미국인의 신규 투자‧무역‧금융을 금지하고, 이 지역 인사들을 제재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공동 성명을 통해 “EU는 이 불법적 행위에 관여한 이들에 대해 제재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해왔던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도 공동 대응에 한목소리를 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긴급하게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거친 설전이 오갔다. 서방은 “푸틴의 움직임은 침공의 구실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맹비난 했다. 이에 러시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고 우크라이나가 군국주의적 계획을 버리게 해야 한다”고 맞대응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무력충돌 분위기가 감지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우크라이나 거주 교민들의 보호와 철수에 만전을 기하고, 관련국들과도 긴밀히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며 “우크라이나 위기가 우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불의의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응 방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