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862조원 '사상 최대' 기록…작년 134조원↑
가계빚 1862조원 '사상 최대' 기록…작년 134조원↑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2.22 1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한 해 증가액, 최대 기록 2016년 이어 두 번째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우리나라 가계의 빚(신용)이 지난해 134조원 이상 불어 사상 최대 규모인 약 1862조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작년 4분기(10∼12월) 증가 폭이 3분기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등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2021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23일 발표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1000억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2003년 이전 가계신용액은 지금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사실상 최대 기록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등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가계신용 규모는 분기마다 기록을 경신하며 계속 커지는 추세지만,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져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작년 한 해만 134조1000억원의 가계신용이 늘었다. 이런 증가 폭은 2020년(127조3000억원)보다 클 뿐 아니라 최대 기록인 2016년의 139조4000억원 증가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에 증가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파악된다.

4분기 3개월간 가계신용은 19조1000억원(1.0%) 늘었다. 같은 해 2분기(43조5000억원), 3분기(34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약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 주택거래가 줄고 각종 대출 규제와 함께 금리까지 오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 등)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4분기 말 현재 175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이다. 3분기 말(1742조4000억원)보다 13조4000억원(0.8%) 늘었다. 하지만 증가 폭은 2분기(41조원), 3분기(34조7000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982조4000억원)은 3분기보다 13조4000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73조4000억원)의 경우 한 분기 동안 변화가 없었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주택 거래 둔화,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에 따라 3분기보다 축소됐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경우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잔액 수준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기관별 가계대출 증가액(3분기 대비)을 보면, △예금은행 8조1000억원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4조7000억원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 5000억원 등이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3분기 21조1000억원에서 4분기 8조1000억원으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증가 폭도 8조2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각각 크게 떨어졌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판매신용 잔액은 106조3000억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보다 5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