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택배노조, 극에 치닫는 대립…입장차 여전
CJ대한통운-택배노조, 극에 치닫는 대립…입장차 여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2.21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조, 투쟁 수위 더욱 높일 방침
사측, 강경 대응 방침…처벌 호소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CJ대한통운에 노조와 대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 모습. [사진=신아일보 DB]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CJ대한통운에 노조와 대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 모습. [사진=신아일보 DB]

CJ대한통운과 택배노동조합 간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무기한 파업에 이어 본사 건물 점거, 대규모 도심 집회로 투쟁 수위를 높이며 CJ대한통운을 압박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노조의 본사 점거에 대해 불법을 강조하며 정부, 방역당국에 관련조치를 호소하고 있다.

21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파업 56일, 본사 점거 12일째를 맞은 가운데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택배노조는 이날을 CJ대한통운이 대화에 나서야 할 시한으로 정했다. 이날 전국 택배노동자 대회를 연 이후 진경호 노조위원장은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한다. 또 우체국, 한진, 롯데, 로젠 등 조합원들도 파업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그동안 택배노조는 지난해 12월28일 무기한 파업 돌입 이후 11인 20일 단식, 100인 집단 단식, 108배, 3보1배, 본사 점거 등 투쟁 수위를 점차 높였다.

지난 18일에는 진보정당, 종교계와 손잡고 CJ택배 종교·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또 같은 날 택배노조는 국회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며 정치권에 CJ대한통운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노조가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CJ대한통운은 그간 노조의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은 노조와 직접고용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0일 택배노조가 본사 건물을 점거하자 집단폭력 행위를 벌였다고 주장하며 이를 규탄했다. CJ대한통운동우회, 전국비노조택배기사연합도 택배노조의 본사 건물 점거, 파업 비판에 가세했다.

또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에 본사 건물 퇴거를 요구하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등 강력 대응 방침을 세웠다. 이와 함께 정부에 엄정한 처벌 집행을 촉구했다. 방역당국에도 건물을 점거한 택배노조원들의 방역 수칙 위반을 언급하며 점검을 호소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가 대화 시한으로 정한 이날까지 방역강화 요청을 탄압이라 규정한 데 대해 노조를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는 회사의 방역조치 강화 요청을 두고 ‘방역을 빌미로 한 노동조합 탄압’이라며 아전인수격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는 보건당국이 입회한 자가진단검사, 집단생활에 대한 강력한 행정지도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