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인력, 삼성전자‧현대차 직원수만큼 없어졌다…18만명 '뚝'
제조인력, 삼성전자‧현대차 직원수만큼 없어졌다…18만명 '뚝'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2.01.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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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한국만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미국‧일본‧독일은 증가

국내 제조업 고용자는 5년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2020년 국내직원 수를 합친 숫자만큼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와 현대차 국내직원 수는 각각 10만9490명, 7만2020명이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년)간 한국 국내 제조업 고용자 수는 약 18만명 줄었다.

한국의 제조업 취업자는 2016년 이후 2020년까지 매년 감소세다. 이는 선박수주 급감에 따른 조선업종 구조조정과 자동차 업종 구조조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고용노동부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1월 대비 2020년 1월 조선업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취업자는 7만4000명, 자동차 업종은 1만4000명 줄었다.

[그래프=ILO Statistics and databases(ILOSTAT)]
한-미-일-독 제조업 취업자수 변화.[그래프=ILO Statistics and databases(ILOSTAT)]

반면 해외고용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대비 29.4% 증가하며 42만6000명이 늘었다. 일자리 해외유출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일본, 독일과 비교하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일본, 독일, 미국 3개국은 한국과 달리 각각 3.3%(34만명), 3.3%(25만명), 3.1%(49만명) 증가했다.

미국, 일본, 독일의 제조업 취업자 증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들 3개국이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 기반 강화,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지속 추진한 결과로 분석됐다.

중국, 미국, 일본, 한국 4개국 해외투자 분석보고서에는 일본, 미국 해외투자법인의 현지고용인원이 각각 4.9%(21.6만명), 0.2%(1.0만명) 감소했다. 반면 한국의 해외투자법인의 현지고용 인원은 29.4%(42.6만명) 급증했다.

세계 제조업 생산에서 한국의 비중도 최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UNIDO(UN 산업개발기구)의 세계 제조업 생산 통계를 보면 세계 제조업의 명목 생산액은 2011년 11조7200억달러에서 2019년 13조9600억달러로 연평균 2.2% 성장했다. 중국, 인도의 세계 제조업 생산 비중은 2019년 현재 2015년 대비 각각 2.1%p, 0.4%p 상승했다. 반면 미국, 독일, 한국은 각각 0.6%p, 0.3%p, 0.2%p 하락했다. 일본은 변화가 없었다.

한국 비중이 하락한 이유는 2019년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감소(전년대비 10.4% 감소), 기업의 신규 설비투자 위축, 공장 해외이전, 자동차·조선업종 구조조정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인도에 역전당하며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우리 제조업의 국내투자 대비 해외투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제조업 고용은 줄어드는 대신 해외고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우리 제조기업의 해외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고용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부는 핵심기술 개발 및 제조업 국내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