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특수학교 설립 위해 무릎 꿇는 일 없도록"
문대통령 "특수학교 설립 위해 무릎 꿇는 일 없도록"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1.12.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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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 부설 특수학교 설립 현장 방문… "똑같은 기회 가져야"
김정숙 여사 "다리 불편한 친구 업고 소풍 간 남편 일화 감명"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9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현장을 방문했다. 

이 학교는 국내 최초로 설립되는 장애학생 직업교육 특성화 특수학교다. 

정식 개교 후에는 제과·제빵 분야는 물론 스마트농업·반려동물 관리 등 미래 유망분야에 장애 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학생·학부모·교사·주민 대표 등과의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은 교육의 힘으로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발전을 이뤘다. 우리 모두는 똑같은 기회를 가져야 하고, 누구나 다름없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며 "장애 학생들도 질 좋은 교육을 통해 자신을 개발하고, 자신의 진로와 직업에 도움이 되는 전문지식을 함양할 수 있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도 낮은 수준에 있는 장애인의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이 대폭 제고돼야한다"며 "국립대 부설 특수학교는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써 매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장애 학생들에게 직업은 자립의 토대이자 사회 속으로 나아가는 기반"이라며 "다양한 적성과 흥미, 꿈과 요구에 맞는 직업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질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이 전국 곳곳에 더 많이 설립돼야한다"며 "정부도 장애 학생들의 생애주기별 통합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직업교육 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다시는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어야 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부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서진학교 당시 지역사회 갈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를 키워내는 일은 쉽지 않지만 마을이 키워낸 아이가 다시 마을을 성장시킨다"며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 장애인 특수학교의 설립을 반기지 않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인데, 보다 너른 마음으로 우리의 아이라고 여겨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척수 장애가 있는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시각장애가 있는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최혜영 의원은 "장애에 대한 편견 탓에 '어울려 사는 세상'이 조금 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며 "우리가 가진 장애는 개성이다. 인권활동을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시각장애 피아니스트인 김예지 의원도 "여러분의 장애는 제한이 아니다. 예술로도 승화될 수 있다"면서 "항상 여러분의 편에서 함께하겠다"고 격려했다.

김정숙 여사는 "비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장애인의 자리가 마련돼 있는 세상을 위해 많은 분들이 부단히 노력해 왔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는 "'장래희망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는 장애 학생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누구도 편견으로 차별당하지 않고, 누구도 세상으로부터 거절당하지 않고, 누구도 희망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 누구나 꿈을 꿀 수 있도록, 꿈이 닿지 못하는 곳이 없도록 '무장애 사회'를 앞당겨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잘 알려진 제 남편의 일화가 있는데, 고등학교 때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업고서 소풍을 간 일"이라며 "쉬면서 가다 보니 소풍이 끝나고 도착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저는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