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공, 송현동 부지 매각…5000억 이상 유동성 확보
대한한공, 송현동 부지 매각…5000억 이상 유동성 확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2.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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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LH와 3자 매매·교환계약 체결
매각 추진 23개월 만…매매금 5579억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대한항공은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한 지 약 23개월 만에 계약을 완료한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동성 확보에 한 숨 돌리게 됐다.

대한항공은 23일 서울 종로구 48-3번지 등 송현동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금액은 5579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대금을 서울시가 당초 책정한 약 4671억원 보다 많이 받게 됐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오는 24일 서울시, LH와 송현동 부지와 서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맞교환하는 3자 매매·교환계약을 체결한다.

계약 체결 후 대한항공은 LH로부터 송현동 매매금액 5579억원의 85%를 영업일 기준 3일 이내 지급받는다. 잔금 15%는 내년 6월 말 등기이전 완료와 함께 지급된다.

대한항공은 매각금액을 재무구조 개선에 쓸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매각 대금을 받으면 부채비율이 올해 3분기 말 기준 293%에서 10%포인트(p)가량 개선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6월 삼성생명에 2900억원가량을 주고 송현동 부지를 매입했다.

대한항공은 당시 송현동 부지에 호텔과 문화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학교 반경 200미터(m) 이내 관광호텔을 지을 수 없다는 현행법에 막혔다. 당시 송현동 부지 인근에는 풍문여고, 덕성여중·고 등이 인접했다.

그동안 송현동 부지는 활용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송현동 부지 매각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자구책의 일환이었다.

송현동 부지 매각에 15개 업체가 입찰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모두 실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송현동 부지 공원화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지정에 반발했다. 보상금액 4671억원에 대해서도 시세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대한항공은 최소 5000억원의 매각대금을 원했다. 대한항공은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지난 3월 서울시와 권익위 조정에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고 이를 서울시가 보유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맞교환하는 ‘3자 교환’ 방식이었다.

특히 당시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내놓은 ‘계약 시점 명시 불가’ 방침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시점 명시 불가 방침은 지난해 11월 매각 최종 합의식이 열리기 하루 전 돌연 취소할 만큼 민감한 사안이었다. 대한항공의 현금 확보가 시급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을 본격화한 지 2년 가까이 돼서야 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당초 서울시가 계획한 매각대금 지급 시기와 비슷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부지 매입 보상비를 2021년과 2022년 분할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인건비,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등 고정비 지출 부담을 떠안았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