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종료…외환보유액 '부족 vs 충분'
한·미 통화스와프 종료…외환보유액 '부족 vs 충분'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12.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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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권고 절반 수준 그쳐 외환위기 대응 능력 부족
한은 "외화 채권 매입제도 구축 등으로 여력 있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미 통화스와프 연장이 무산되면서 외환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사상최고' 수준이라며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이 적정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인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가져올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작년 3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와 체결한 한시적 통화스와프 계약을 이달 말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고정된 환율로 통화를 교환하기 위한 약속이다.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맺는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7월 4587억달러 △8월 4639억달러 △9월 4640억달러 △10월 4692억달러 △11월 4639억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 강세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줄면서 소폭 감소한 11월을 제외하면 올해 하반기 들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와프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최근 금융‧외환시장 상황, 강화된 외화 유동성 대응 역량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며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현재의 외환보유액으로는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다.

한은이 '사상최대' 외환보유액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0%에도 못미쳐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란 지적이다.

실제 외환시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해외 국가의 (GDP) 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은 △스위스 145% △홍콩 140% △싱가포르 117% △대만 90% △사우디아라비아 58% △러시아 40%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은 GDP 1조6000억달러 대비 28%에 그쳤다.

또 국제결제은행(BIS)의 권고와 비교해도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  BIS는 3개월치 경상수입액, 유동외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3분의 1을 합한 액수를 적정 외환보유액으로 제안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한국의 적정 외환보유액 규모는 9300억달러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사상최대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BIS 기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수준의 외환보유액은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상승 및 주가 폭락의 충격을 대비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지난 2008년에도 미국 테이퍼링으로 원달러 환율은 1600원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외환보유액에 대한 나라별 기준과 분석 기준에 따라서 적정 수준이 다르다며 현재의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충분한 수준이라며 반박했다.

백봉현 한국은행 국제국 차장은 "나라별 기관별 적정 수준의 외환보유액 기준이 다르다"며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작년 9월) 환매조건부 외화 채권 매입제도 구축 등 외부 충격에 대한 여력도 늘어나는 등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적정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경제 이슈에 따른 외환보유액은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보람 기자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