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해역 4.9 지진 ‘역대 11번째 규모’…“고층건물 흔들려”(종합)
서귀포 해역 4.9 지진 ‘역대 11번째 규모’…“고층건물 흔들려”(종합)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12.1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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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포항지진 이후 4년여만 큰 규모…전남‧전북 등 신고 잇따라
지진에 건물 밖으로 나온 제주교육청 공무원들.(사진=연합뉴스)
지진에 건물 밖으로 나온 제주교육청 공무원들.(사진=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인근 바다에서 14일 오후 5시19분께 올해 가장 강력한 규모인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역대 11번째로 큰 지진으로 전남, 광주, 전북 등 인근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제주도 전역에서는 고층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큰 진동이 느껴져 주민들이 공포를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명 피해나 건물 파손 등의 큰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발생한 4.9 규모 지진은 지난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또 1978년 이래 역대 공동 11번째 규모다.

진앙은 북위 33.09도, 동경 126.16도이다. 기상청은 진원의 깊이를 17㎞로 추정했다. 또 지진 발생 이후 오후 9시까지 규모 1.3∼1.7의 여진도 총 10번 발생했다.

지진은 서귀포시뿐 아니라 제주도 대부분 지역에서 감지됐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도내 모든 학생과 교직원을 긴급 귀가 조치했다.

특히 제주도 전역에 있는 건물들이 갑자기 '쿠쿵'하는 소리와 함께 3∼4차례 크게 흔들리면서 도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제주도 뿐만 아니라 전남, 경남, 광주, 전북 등 인근 지역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까지 유감 신고(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167건 접수됐다. 신고 건수는 △제주 108건 △전남 37건 △대전 6건 △세종 3건 △부산 2건 등이 있었다. 또 서울과 경기에서도 각각 2건과 5건이 접수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즉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장에게 “지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 등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 장관에 “원전·전기·통신·교통 등 국가기반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규모가 큰 규모의 지진이었지만 제주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건물이 파손돼 출동한 건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6시까지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들어온 신고 건수는 총 114건이다. 이 가운데 110건은 흔들림을 느낀다는 신고이고, 나머지 4건은 피해 신고다. 

피해 신고 4건은 제주시 지역에서 접수된 것으로 베란다 바닥 타일이 벌어졌거나 창문 깨짐, 주택 내부 벽면 균열 발생 등이다.

지진이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발생하고 지진이 원인으로 분석된 주향이동단층 운동이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피해가 적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기상청 유상진 관계자는 “단층이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지진이 일어났기 때문에 지진해일(쓰나미)을 일으킬 정도의 에너지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규모 4.9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인 감시·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