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뒤 한국 2명 중 1명 60대 "성장 동력 멈춘다"
50년 뒤 한국 2명 중 1명 60대 "성장 동력 멈춘다"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12.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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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인구↓고령인구↑…2070년 3700만명 1979년 수준 추락
출산 장려 정책 및 인구구조 변화 따른 경제 체질 개선 필요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지난해 기준 5180만명인 우리나라 인구가 저출산 고령화 현상 심화로 앞으로 50년 뒤면 지난 1970년대 수준인 3700만명선으로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시기가 되면 노동을 할 수 있는 생산연령인구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져 경제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건 물론, 국민 1명이 또 다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184만명이었던 총인구는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6만명 안팎으로 줄어 2030년 5120만명 수준으로 감소한 뒤, 2070년 3766만명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40여년 전인 1979년 인구 규모 수준이다.

출생아수에서 사망자수를 뺀 '자연증가' 규모는 출생아 감소와 평균수명 증가로 지난해 마이너스(자연감소)를 기록한 뒤 점차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현재 3738만명에서 1737만명으로 뚝 떨어지고, 반면 고령인구는 815만명에서 1747만명으로 2배 넘게 늘 것으로 예측됐다. 

이렇게 되면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인구(총부양비)는 지난해 38.7명(노년 21.8명)에서 계속 높아져 2070년 116.8명(노년 100.6명)까지 세 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한국의 총부양비는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00명을 넘는 인구부양 부담이 가장 큰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전체 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가운데 위치하는 중위연령은 지난해 43.7세에서 계속 증가해 오는 2031년 50세를 넘기고, 50년 뒤인 2070년 62.2세로 18.5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10년 뒤면 우리나라 인구 2명중 1명은 50세 이상, 50년 뒤면 62세 이상이 되는 셈이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혼인과 출산 감소세가 확대하면서 총인구는 올해부터 감소세로 전환됐고, 출산율이나 출생아 수는 앞으로 3년 내지 4년간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년대비 인구증가율을 의미하는 인구성장률은 2021년부터 2035년까지는 -0.1% 수준, 이후 감소 속도가 빨라져 2070년에는 -1.24% 수준의 마이너스 인구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실화된 인구감소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악재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출산율을 높여서 인구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더라도 실제 생산연령인구 증가에는 10년 넘게 시간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 10년은 출산율 증가와 함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한국 경제 체질 개선의 시간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인구가 감소하면 생산과 소비 모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다시 인구가 증가한다고 해도 이들이 실제 경제 활동에 참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앞으로 10년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부양비 증가가 미래 세대 부담을 가중시켜 사회 갈등이 커질 수 있단 우려도 함께 나왔다.

이인호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벌써 재정지출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앞으로도 고령인구가 늘고,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게 된다는 것은 젊은층의 부담이 계속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라며 "1명이 1명을 책임쳐야 하는 상황이 되면, 부담을 지는 세대의 반발이 커져 사회적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