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광주 시민 여러분,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윤석열 “광주 시민 여러분,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11.1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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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치 잘했다” 발언 22일 만에 광주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0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묘역’을 참배했다.

윤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실언한 전두환 관련 발언에 대해 깊이 사과했다. 지난달 19일 “전두환 전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을 해 큰 후폭풍을 겪은 지 22일 만이다.

윤 후보는 10일 오후 4시18분경 비가 오는 날씨에도 우산도 쓰지 않은 채 검정색 양복에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긴장한 표정으로 광주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 섰다.

윤 후보의 뒤로는 이용 수행실장, 이상일 공보실장, 김경진 대외협력특보 등이 보였다.

윤 후보가 광주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5·18 단체 관련 시민들은 오전부터 우비를 착용하고 추모탑 앞을 둘러싸고 윤 후보의 방문을 격렬하게 항의했다.

시민들은 “가짜 사과는 필요 없다. 광주에 오지 말라”, “학살자 비호는 국민 기만이다”, “학살자 찬양 가짜 사과는 전두환과 다를 게 없다” 등을 외치거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에 나섰다.

윤 후보는 격렬하게 항의하는 시민들에 둘러싸인 채 추모탑으로 향했다. ‘민주의 문’에서부터 약 170m가량 이동하는데 데 걸린 시간은 18분이 소요됐다.

추모탑 앞까지 약 37m가량 도착했을 때에는 더 이상 진입이 어려웠다. 분향소 앞에는 ‘오월어머니회’ 유족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고, 윤 후보는 참배광장에 잠시 머물며 사태를 지켜본 후 고개를 숙인 채 약 30초간 묵념했다.

이후 윤 후보는 윗옷 안쪽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한 사과문이 적힌 A4용지를 꺼냈다.

윤 후보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광주 시민 여러분.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고 말한 뒤 약 2초간 더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사과문을 읽어 내려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항의하는 시민들)저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 있다. 오월 영령들을 분향, 참배하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협조해 주셨다. 사과드리고 참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광주 방문이 ‘정치쇼’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저는 쇼 안 한다. 끝이 아니라 이 마음을 계속 갖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약 33분간 민주묘지에 더 머물다 자리를 떴다.

윤 후보는 11일 전남 목포 소재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하고, 경남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