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는 쇼 안 한다"…  5·18 민주묘역 찾아 사과
尹 "나는 쇼 안 한다"…  5·18 민주묘역 찾아 사과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1.11.1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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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에 추모탑 못 가… '전두환 기념비' 안 밟아
"내가 대통령 되면 역동적인 광주·호남 만들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묘역을 참배,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등 관련 논란에 사과를 표명했다. 사진은 이날 5·18민주묘역을 찾은 윤 후보의 모습. (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묘역을 참배,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등 관련 논란에 사과를 표명했다. 사진은 이날 5·18민주묘역을 찾은 윤 후보의 모습. (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광주를 찾아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등 각종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5·18민주묘역을 참배하고 "내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나는 40여년 전 오월의 광주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하신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됐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 피웠다"며 "그러기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오월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18분께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 도착했다. 5·18 단체 관련 시민들은 윤 후보의 이번 광주 방문이 정략적이라고 판단, '가짜 사과 필요없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의 반발에 추모탑까지 가지 못하고 참배광장까지 가는 데 그쳐야 했다.

참배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심한 항의로 중간에 멈춰 참배했는데,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내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사과를 드렸고, 또 이 마음은 내가 오늘 사과드리는 순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상처 받으신 국민들, 특히 광주 시민 여러분께 이 마음을 계속 가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또 "저분들의 마음을 내가 십분 이해한다"며 "5월 영령들에 분향·참배도 했음 더 좋았을 텐데 분향은 못했지만 사과드리고 참배할 수 있던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광주행을 두고 일각에서 '정치 자작극'이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쇼 안 한다"고 일축했다.

이날 5·18민주묘지 참배에는 이용 수행실장, 이상일 공보실장, 김경진 대외협력특보 등이 동행했다. 

다만 그는 이번 일정에서 '전두환 기념비'는 밟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며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국민통합과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33분간 민주묘지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윤 후보는 참배에 앞서 이날 오후 전남 화순문 도곡면에 있는 고(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를 찾아 유족과 차담회를 갖고, 그뒤 5·18자유공원을 찾았다.

홍 변호사 유족 측에서는 홍기훈 전 의원(차남), 홍영욱씨(5남), 홍남희씨(종친회장), 홍명재·홍기옥씨(사촌동생)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홍 전 의원은 윤 후보에게 "광주전남인들은 윤 후보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힘을 내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

윤 후보는 오는 11일 전남 목포로 향해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은 뒤 경남 봉하마을로 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일정에 임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