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戰㉕] 쿠쿠 구본학 vs 쿠첸 박재순, 주방가전 영토 경쟁
[CEO戰㉕] 쿠쿠 구본학 vs 쿠첸 박재순, 주방가전 영토 경쟁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10.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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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 넘어 정수기·멀티쿠커로 경쟁 2라운드…해외시장 수출 확대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세상이 됐다. 기업은 이에 맞춰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동종 업종간 치열했던 경쟁을 넘어 이젠 이종 업종과도 싸워야 한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모든 기업이 경쟁자다. 이에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CEO戰’ 코너를 마련했다. 업종간·사업간 지략 대결을 펼치고 있는 CEO들의 라이벌 경영전략을 풀어본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구본학 쿠쿠 대표와 박재순 쿠첸 대표.[편집=고아라 기자]
(왼쪽부터)구본학 쿠쿠 대표와 박재순 쿠첸 대표.[편집=고아라 기자]

국내 토종 밥솥업체 수장인 구본학 쿠쿠(전자·홈시스) 대표와 박재순 쿠첸 대표가 사업 확장 경쟁을 펼친다. 이들은 주력인 밥솥제품 경쟁력 강화와 함께 다양한 주방가전을 선보이고 렌탈,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붙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학 쿠쿠 대표와 박재순 쿠첸 대표는 밥솥 사업을 넘어 신성장동력으로 승부를 건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밥솥시장도 활기를 띠긴 했지만 한 가지 사업에만 의존해선 지속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로 집밥이 유행하기 전 3년간 국내 밥솥시장 규모는 연평균 5000억~60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손쉽게 차려 먹을 수 있는 즉석밥과 밀키트 시장이 급증한 탓으로 대중 입맛 변화에 쌀 소비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

구 대표는 이 같은 난관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다각화로 풀어내고 있다. 쿠쿠는 지난 2017년 하나의 제품에서 초고압부터 무압까지 구현한 ‘트윈프레셔’를 첫 출시해 호평 받은 뒤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다.

또 구 대표가 10여년 전 시작한 렌탈 사업은 쿠쿠의 대표 이미지를 ‘밥솥제조사’에서 ‘생활가전 업체’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현재 쿠쿠가 제공하는 렌탈가전은 정수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음식물처리기, 에어컨 등이다. 지난해 기준 쿠쿠홈시스의 렌탈 매출은 전체에서 70.3%를 차지했다.

글로벌 진출성과도 눈길을 끈다. 올 상반기 지주사인 쿠쿠홀딩스의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14.2%에 달했다. 전년대비 2%p(포인트), 전분기대비 1.8%p 오른 수치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실적 상승세가 한 몫 했다.

쿠첸은 지난해 초 삼성전자에서 30년간 가전사업을 담당했던 박재순 부사장을 대표에 선임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 한국·중국총괄과 생활가전 전략 마케팅팀장을 맡았던 인사다.

쿠첸은 밥솥업계 2인자로 올라 있지만 전체 시장이 악화된 탓에 실적부진을 기록 중이다. 재작년 쿠첸의 매출은 전년대비 약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집밥이 대세화 됐지만 지난해 월 밥솥 생산량은 전년대비 26.5% 감소한 2만8459대에 그쳤다.

박 대표는 신제품으로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우선 밥솥시장에선 소비자 취향을 저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쿠첸이 올해 7월 론칭한 ‘121밥솥’의 경우 9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205% 성장했다.

특히 박 대표는 한 기기로 댜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멀티쿠커 ‘플렉스쿡’을 중심으로 재도약 한다는 방침이다. 쿠첸의 플렉스쿡은 22단계로 세분화된 모터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쿠첸은 미슐랭 출신 전문셰프들과 함께 총 220개 요리 레시피를 개발한 후 선호도 높은 136개 레시피를 탑재했다. 플렉스쿡의 올해 9월 판매량은 전년대비 568% 증가했다. 쿠첸은 최근 러시아와 첫 선적규모로 85만달러치 플렉스쿡 수출계약을 맺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