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국감] 해외서 한국 농산물 모방 피해 늘지만 aT는 뒷짐
[2021국감] 해외서 한국 농산물 모방 피해 늘지만 aT는 뒷짐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10.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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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한글표기 박스 담긴 중국산 농산물 버젓이 유통
서삼석 의원 "현지 주재원 대처 미흡, 대응도 미봉책" 질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나주 본사. [사진=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나주 본사. [사진=aT]

해외에서 배·단감 등 한국 과일의 모방품 피해가 심각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춘진, 이하 aT)는 뒷짐만 지고 있단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이 a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태국과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배·단감 등이 한글로 표기된 박스에 담긴 채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중국산 모방품 가격은 동남아에 유통되는 한국산 배 가격의 최대 1/4, 단감은 이보다 낮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베트남이 수입한 배 11만톤(t) 중 93%가량은 중국산이다. aT가 베트남 일부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의 베트남 배 수출물량 중 30~40%는 한국산으로 위장 표기돼 현지에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삼석 의원은 “이 같은 모방 피해는 국내 수출농가 소득은 물론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또 하나의 문제는 aT의 늑장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한국산 농산물 모방 피해에 대한 aT의 현황 자료는 2020년 이전까진 전무하다. 또 이를 확인하고 대처를 지시한 것은 aT의 베트남·태국 지사 주재원이 아닌 지난해 동남아 출장을 가서 우연히 이를 발견한 농식품부 국장이었다. 

서삼석 의원. [사진=서삼석의원실]
서삼석 의원. [사진=서삼석의원실]

서 의원은 aT의 관련 대처 방안도 문제 삼았다. 중국 모방품을 한국 농산물로 인식하고 구매하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홍보가 필요하지만 aT는 현지 대형마트와 연계한 마케팅 활동에만 치중했다는 게 서 의원의 주장이다.   

서 의원은 “aT 해외 주재원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농식품부 국장의 해외 출장으로 우연하게 파악됐단 점을 반성해야 한다”며 “개선 대책도 미봉책에 불과해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aT 해외 주재원의 직무 점검이 필요하고, 우리 농산물 모방품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해 농가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