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박종희 의원직 상실
‘선거법 위반’ 박종희 의원직 상실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9.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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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장안구 10월 재선거 ‘거물급 격돌’ 예고
사전선거운동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수원 장안)이 10일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이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박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기 수원 장안구가 10월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주목 받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지난해 총선 이후 '잠행' 중인 거물급 정치인들의 전략 공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수원 장안구가 '회생'을 위한 대격돌의 장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나라당에서는 강재섭 전 대표와 박찬숙 전 의원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불출마 선언을 하고 같은해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잠행을 거듭해 온 강재섭 전 대표는 박종희 의원의 2심 선고공판 이후 출마 예상자로 당 안팎에서 꼽혀왔다.

강 전 대표 본인이 장안구 출마를 결심할 경우 현재로서는 한나라당의 가장 유력한 카드다.

박찬숙 전 의원도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수원 지역 출신인 박찬숙 전 의원은 박종희 의원의 항소심 선고 이후인 올해 3월부터 수원 장안구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만나는 등 출마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 전 대표가 수원 장안구로 출마를 결심할 경우 박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패배를 맛봤던 수원 영통구로 방향을 선회해 명예회복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현재 수원 영통구 국회의원인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가 유력한 만큼 박 전 의원은 영통구 보궐선거 출마도 적극 고려 중이다.

지역 일간지인 경기일보 박흥석 전 편집국장도 언론사 후배인 박종희 의원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은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가 가장 유력하다.

지난 총선에서 수원 장안구에 출마했던 이찬열 전 경기도의원도 출마 의욕을 불태우고 있지만 거론되는 한나라당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크게 떨어져 민주당에서 공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손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당권을 정세균 대표에게 넘겨준 뒤 강원도 춘천에서 닭을 키우며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지만 손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승산이 높은데다 당 지도부에서도 출마를 권유할 움직임이다.

여기에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다면 이제는 현실 정치로 돌아와야 한다는 측근들의 권유에 손 전 대표 역시 고심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손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 머물 당시 자신의 비서실장을 지낼 정도로 친분이 있는 박 의원이 대법원 판결로 낙마를 한 틈을 타 박 의원 지역구인 수원 장안구에 출마하는 것에 조금은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은 안동섭 현 경기도당위원장의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수원 장안구에 출마했던 안 위원장은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고 심재덕 전 의원과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에 이어 12%의 득표를 해 민주당 김태호 후보를 앞질렀을 정도로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총선과 달리 재.보궐 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낮아 안 위원장의 조직표와 열혈 민노당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을 경우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대법원 확정 판결로 박종희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수원 장안구 재선거에서 강재섭-손학규 두 전직 당 대표의 '골리앗'간 격돌에 '다윗' 안동섭 위원장이 창을 겨누는 시나리오가 성사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