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서 박사학위 받는 히로세 에이코 씨 ‘화제’
경상국립대서 박사학위 받는 히로세 에이코 씨 ‘화제’
  • 김종윤 기자
  • 승인 2021.08.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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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활동, 3자녀 엄마, 등재지 논문 6편, 개척연구자상 4회
박사학위 논문: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에 나타난 가족관 고찰
히로세 애이코 박사/경상국립대
히로세 애이코 박사/경상국립대

경상국립대학교(GNU)는 2020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이 오는 25일 오전 BNIT R&D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고등학교 졸업 후 다양한 비정부기구(NGO) 활동 경험이 있는 세 아이의 엄마가 박사학위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에 6편의 논문을 게재하였고 경상국립대가 대학원생의 연구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해마다 2회 개최하는 젊은 개척연구자 상을 4회나 수상했다. 이것만 해도 놀랄 일인데 이 주인공은 일본인이다.

경상국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히로세 에이코(36) 씨는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며 한일평화증진연대(NGO) 등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사는 ‘나눔의 집’에 1년 동안 정기적으로 봉사하러 다녔고, 모금 활동을 하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동시증언회를 전국 대학교에서 추진하기도 했다. 그 외 일제 강점기의 징용 피해자들이 사는 양로원 봉사, 일본의 우토로 마을·조선학교·민단 방문 등 한일 간의 어려운 역사 문제를 고민하며 활동해 왔다.

히로세 에이코 박사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한국인과 결혼하여 진주에 오게 되었다.”라면서 “2014년 3월 경상국립대 대학원 일본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2018년 3월에는 일본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해 드디어 이번에 박사학위를 취득(지도교수 권해주)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히로세 에이코 박사는 현재 8살, 6살, 4살인 세 아이를 키우며 학업에 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해주 지도교수는 “육아에 바쁜 와중에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대단한 학구열 덕분이다.”면서 “특히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로 석사·박사 과정 중에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에 6편의 논문을 게재하였고, 경상국립대의 젊은 개척연구자 상을 4번 수상했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히로세 에이코 박사는 △일본드라마 <사랑따윈 필요 없어, 여름>의 주제 고찰(일본어교육, 2017)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나타난 가족관(동북아문화연구, 2019)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도토로>에 나타난 가족관(일본어교육, 2020)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에 나타난 가족관(일본어교육, 2020)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타난 가족관(동북아문화연구, 2020) △미야자키 하야오의 <벼랑 위의 포뇨>에 나타난 가족관(일어일문학, 2021) 등의 논문을 통해 ‘가족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해 왔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도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에 나타난 가족관 고찰’이다.

히로세 에이코 박사는 석사·박사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제17회(2018년 5월), 제21회(2020년 5월), 제22회(2020년 11월), 제23회(2021년 5월) 등 4회에 걸쳐 경상국립대 젊은 개척연구자 상(개척자상)을 수상했다.

히로세 에이코 박사는 “박사과정 중에는 저의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한일 가족 문제가 학문적인 관심으로 발전하여 ‘가족’을 연구주제로 삼게 되었다. "며" 전공 영역의 연구뿐만 아니라 미술심리상담사 자격증(2급)을 취득하는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가족 문제를 고민하고 사회에 공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히로세 에이코 박사는 “가족과 결혼, 인구 정책 및 출산, 육아에 관한 문제 인식과 그 해결 방안 모색이 더없이 중요해지는 현시점에, 한일 다문화 가정의 일원이자 다자녀 가정의 어머니로서 강점을 살려 학계 및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며" 우선 한일해저터널 진주시추진위원회에서 강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고 밝혔다.

권해주 교수는 “히로세 에이코 박사는 한국어능력시험 6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 본인의 확고한 의지와 노력으로 한국어 실력을 발휘하여 한국어로 학위 논문을 집필했다."며" 어느 면으로 보나 대단하고 훌륭한 학자적 성품을 지녔다.” 면서 “더불어 한일 관계를 연구해 온 일본인 연구자로서 앞으로 한일 관계 개선 및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아일보] 진주/김종윤 기자

kyh7019@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