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北, 통신연락선 복원… 文 마지막 '평화시계' 가동
침묵 깬 北, 통신연락선 복원… 文 마지막 '평화시계' 가동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27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북 통신연락선 13개월 만에 정상화… "긍정적 작용 기대"
"양 정상, 코로나19 두고 위로·걱정 나눠"… 백신 평화 주목
與, 文 공 돌리며 격한 환영… 野 "北 만행부터 답변 받으라"
(왼쪽)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오른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인 27일 자정에 6·25 전쟁 전사자 묘역인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 새로 국방상에 임명된 리영길(붉은 원)이 보인다. (조선중앙TV 화면)
(왼쪽)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오른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인 27일 자정에 6·25 전쟁 전사자 묘역인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 새로 국방상에 임명된 리영길(붉은 원)이 보인다. (조선중앙TV 화면)

지난해 6월 9일 끊긴 남북 통신연락선이 27일 복구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부터 친서를 주고 받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조속한 관계 복원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며 "남북 양 정상은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로 남북 간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했고,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단절됐던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렸다.

박 수석은 덧붙여 "양 정상은 남북 간 하루 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키기로 뜻을 같이 했다"며 "이번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은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표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은 우선적으로 통일부와 군에서 운영하는 통신선을 복원했다. 남북연락사무소 연락대표 간 개시 통화를 통해 예전처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정기 통화를 한다는 방침이다.

양 정상 간 통화는 아직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 정상은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3주년을 계기로 친서를 교환하면서 남북관계 단절에 대한 문제점을 고려했다는 게 청와대 후문이다.

양 정상은 또 코로나19와 폭우 상황에 대한 조기 극복과 위로에 대한 내용을 친서에 담기도 했다. 청와대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남북 모두 장기간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을 두고 서로 간 위로와 걱정을 나눴다는 점도 강조했다.

같은 날 북한도 조선중앙통신사를 통해 "지금 온 겨레는 좌절과 침체 상태에 있는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북남 수뇌들께선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주고 받으신 친서를 통해 단절돼 있는 북남 통신련락통로들을 복원함으로써, 호상 신뢰를 회복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큰 걸음을 내짚을 데 대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통신련락선들의 복원은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통신연락선은 13개월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무응답으로 일관하던 북한이 기치를 바꾼 것에 대해선 분석이 다양하다. 다만 북한은 식량난에 더해 코로나19 방역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내부 문제를 타파하겠단 의도로 읽힌다.

나아가 남북관계를 넘어 북미 대화 등을 노렸을 가능성도 나온다. 북한은 지금까지 남북관계보다 북미관계에 우선 순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선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대화의 창을 다시 열었단 점에서 한반도 평화 성과를 재창출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이 때문에 북한과 추가적인 진전 단계로 넘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대면·화상 정상회담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는 아직 이를 일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연락선 복원을 문 대통령의 공으로 돌리며 격하게 환영하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어떠한 관계에서도 물밑 대화는 이뤄져야 하는 법"이라며 "이번 통신 복원이 구애가 아닌 소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연락선 단절 이후 벌어진 연평도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과 국방 보안기관 해킹 공격, 지난 3월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행태에 대한 답변을 받아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