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자백·절차미숙·반성필요"… 자성 촉구한 송영길
"무능자백·절차미숙·반성필요"… 자성 촉구한 송영길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21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영길 "尹·崔, 야권 대선주자 몰랐단 건 무능 자백한 것"
"추미애, 尹 징계 사전절차 미숙하고 무리했다" 쓴소리
尹 유력주자 부상에 "오죽 때리고 싶었으면… 반성해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당대표 토론 배틀을 마치고 주영진 앵커(가운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당대표 토론 배틀을 마치고 주영진 앵커(가운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가 야권 대권주자로 나선 것과 관련해 "당시 (청와대) 실무진은 '그럴 줄 몰랐다, 배신했다'고 하지만 스스로 무능했다는 걸 자백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송 대표는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방송 토론 대결에서 "(청와대 실무진이) 무조건 잘못했고, 부족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송 대표는 다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YS(고 김영삼 전 대통령) 밑에서 감사원장을 하다가, 국무총리를 하다가 대통령 후보에 나왔지만 실패했다"며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겨냥해 "그 두 분이 정부와의 마찰을 이유로 대통령 후보로 나갈 이유가 될 수 있는가, 그건 자기합리화"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특히 윤 전 총장을 향해 "(본인을) 발탁한 대통령에 대한, 우리나라 헌법적 질서에 대한 최소한의 유감 표명을 한 후 정치를 해야지 나오자마자 우리 정부에 대해 악담하는 건 보기에도 좋지 않고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정부에서의 일련의 사건이 아니었으면 정치 참여를 안 했을 수도 있다"고 고언했다.

그러면서 "제가 윤 전 총장 위치에 있었어도 상관이라고 주장하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자기를 괴롭히고, 감사하고, 법원에선 (징계 사유가) 아니라고 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악담하겠단) 생각이 들 것"이라고 옹호했다.

송 대표는 추 전 장관이 장관 재직 당시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강행한 것과 관련해 "추 전 장관이 사전절차가 미숙하고, 무리하게 한 게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윤 전 총장이 판사 신상을 모집한 건 잘못했다고 법원에서 평가했다. 문제가 있던 것"이라고 짚었다.

윤 전 총장이 전날 대구에서 '민란·미친' 등의 수위 높은 발언을 내뱉은 것에 대해선 양당 대표 모구 지적했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 발언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광주를 방문했다가 바로 오신 분이 다른 지역을 폄하하는 것도 그렇고, 발언을 좀 순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대구가 어려웠을 때 아예 거기서 살았었다"며 "그리고 광주에서 (환자를 이송하는) 감동적인 스토리(이야기)도 있었다. 달빛철도 같은 좋은 얘기를 조금 더 강조하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도 "(윤 전 총장 발언이) 범야권 주자이긴 하지만, 약간 아쉬웠다"며 "나중에 윤 전 총장이 우리 쪽에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강을 내가 건너버리자' 해서 결국 강을 건넜다고 생각했는데"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사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를 거론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덧붙여 "'님아 그 강에 빠지지 마오' 그랬으면 하는 생각이었다"며 "다시 그 강에 들어가는 취지의 발언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이해를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장외에 머무는 이유가 보수진영에 뭘 더하기 위하거나 중도 확장성을 갖고 오기 위해 입당을 늦춘다는 게 공통된 이해인데 그 발언은 우리 쪽에서도 오른쪽으로 간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은 건 우리 당 안에선 그것에 대한 논쟁이나 그것으로 인한 상호 공격은 사라졌다"며 "그것을 연상시키는 발언은 저희 당에 입당하려는 사람은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예비후보가 됐는데, 이 대표를 자주 만나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같은 분을 만나 배워야 할 것이라고 본다"며 "판·검사 출신도 훌륭한 분이 많지만, 평생 법조에 계시던 분들이 국정을 이끈다는 건 여러 가지 극복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란 것은 정치·경제·외교·문화 모든 국민을 먹여 살려야 한다"며 "대통령은 국민을 주권자 모셔야 할 사람으로 보지만, 판·검사는 피고인이나 피의자로 보고 수사하고 판결하는 게 평생 훈련된 분들이기에 갑자기 주권자 국민을 모시고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커버(감당)하기엔 벼락 공부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런 윤 전 총장이 (대중에게) 인기가 높은 건 정말 반성해야 한다"며 "오죽 우리가 미웠으면 우리가 한 대 때리고 싶어서 그랬겠느냐"고 자성을 촉구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