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문 대통령 온다" 또 여론전… 靑 피로감 엄습
日 "문 대통령 온다" 또 여론전… 靑 피로감 엄습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06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日 언론 "문 대통령 도쿄 올림픽 오면 정상회담"
관심 저조에 우회적 압박… 靑은 여전히 선긋기
지난달 12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문 대통령. 뒷줄 왼쪽부터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총리,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청와대)
지난달 12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문 대통령. 뒷줄 왼쪽부터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총리,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청와대)

일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할 것이란 추측성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계속해서 이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도쿄 올림픽이 흥행 실패 기로에 섰다는 점에서 현지 언론의 여론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청와대 측은 한 일본 언론이 제기한 문 대통령 방일설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현지 언론은 '문 대통령이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에 맞춰 현지에 방문하겠다는 뜻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며 '문 대통령 일본 방문이 성사되면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신문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하고,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질 바이든 여사 등 다양한 인사가 올림픽에 맞춰 방일하겠다는 의사를 일본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의 이같은 보도는 주요 국가의 관심도가 도쿄 올림픽 흥행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으로 읽힌다. 스가 총리는 앞서 지난달 1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안전·안심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만반의 감염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부각했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집중 호우로 산사태 등 재난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올림픽 참석을 확실히 공언하거나 희망 의사를 타진한 건 차기 대회 개최지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정도다. 통상 올림픽 참가 여부는 개최 일주일 전 발표된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이르면 이번 주 관련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일본이 G7 정상회의 계기에 약식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하고도 한국의 독도 방어훈련을 트집 잡아 외면한 데 이어 도쿄 올림픽 홈페이지에는 독도를 자국으로 표기하고, 고 손기정 선수를 일본 선수로 소개해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수출규제에 나섰지만, 한국이 소·부·장 자립에 나서자 두 번째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 나온다. 이같은 관계 악화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도 한일 갈등이 개선될 지 여부는 미지수로 남았다.

여론 역시 문 대통령 방일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문 대통령 방일 찬반 여론조사 결과(YTN 의뢰 지난달 25일 전국 성인 500명 대상), 반대한다는 응답이 60.2%에 달했다. 찬성은 33.2%, 모르겠다는 입장은 6.5%였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현재 한국은 스가 내각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차원에서의 참석 절차 외 별도의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통령 대신 장관급 인사를 파견하는 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이 현지를 찾을 공산이 크다.

일본 언론의 여론전에 청와대 안팎에서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 부진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는 현지 언론을 통해 문 대통령 방일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