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최재형 아직 거취 '침묵'… 정치권, 영입·압박 동시에
김동연·최재형 아직 거취 '침묵'… 정치권, 영입·압박 동시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6.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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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김동연에 구애… 與 "야당 안 간다" vs 野 "꽃다발 준비 중"
민주당, 최재형 두고는 연일 압박… "배신자·비정상·불공정" 맹힐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잠룡 모두 대선과는 선을 긋고 있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2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오마이뉴스 의뢰, 지난 21~22일 전국 성인 2014명 대상)에 따르면 윤 전 총장 32.3%, 이재명 경기도지사 22.8%,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8.4%,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4.1%,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3.9%, 최 원장 3.6% 등이다.

이외 오세훈 서울시장 3.2%,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 3.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6% 등으로 나타났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윤 전 총장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할 예정이지만, 새로 부상한 잠룡 2인은 아직 거취를 함구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들을 두고 벌써부터 '영입'과 '압박'을 동시에 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일단 김 전 부총리에 대해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접촉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송 대표는 전날도 "(김 전 부총리와) 통화를 한 번 했다"며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은 못 잡았고, 계속 소통하려고는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와 결을 같이 하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전 부총리가 그래도 우리에 대한 애정이 있고, 저쪽(야권)으로는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주장헀다.

김 전 부총리는 선거 때마다 입에 오르내리는 인사다. 특히 부총리 시절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에 대해선 고언을 아끼지 않아 소신 있는 관료로도 인상이 각인돼 있다.

다만 김 전 부총리가 송 대표 요청에 응할진 미지수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 김 전 부총리에게 민주당 충청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요청했고, 올해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는 서울시장 후보를 타진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반대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등단을 준비 중인 윤 전 총장,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최 원장, 김 전 부총리 등에 대해서도 환영의 꽃다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우회적인 설득에 나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같은 당 이준석 대표 역시 전날 김 전 부총리를 두고 "최근 우리 당이 분위기 상승세를 타 움직임을 보이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당 밖에 계신 분과 시너지(동반상승) 효과가 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대선까지) 9개월 남았기 때문에 차근차근 지켜보면 된다"고 구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원장에 대해선 그가 대선 출마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여당은 벌써부터 파상공세를 쏟으며 각을 세우고 있다.

윤건영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최 원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이 누구보다 중요한 감사원장이 임기를 박차고 나와서 대선 출마를 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중간에 (감사원장을) 그만 두고 정치를 한다는 것은 정말 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윤 의원은 또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이라는 가장 강력한 권력기관에 보수적 인사와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을 탕평 인사한 것"이라며 "배신한 사람이 문제지, 탕평 인사가 문제겠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권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광재 의원은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명정대함이 앞서야 할 감사원의 뒤편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리는 처사는 비겁하다"며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생명인 헌법기관의 수장이 정계 진출 운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다른 여권 대선주자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경우 지난 2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최 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최 지사는 "정치적 의지를 숨기지 않는 사람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감사원장의 자리에 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전체 공직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힐난했다.

여당과 대선주자뿐 아니라 정부 수장까지 나서 최 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에 대해 "두 자리가 가져야 할 고도의 도덕성과 중립성을 생각해본다면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여권에선 최 원장의 '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감사 등을 두고 이른바 '정치 감사'를 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SNS에 "제가 법제사법위원회에 있을때 최 원장의 원전 감사나 위헌적 언행에 대해 사퇴하라고 했던 것이 틀린 판단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