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금융취약성 악화…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한은 "코로나19 금융취약성 악화…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6.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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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동산 시장 등 수익추구 성향 강화로 자산가격 총지수↑
(자료=한은)
(자료=한은)

한국 금융시장이 대내외 충격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금융취약지수(FVI)'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말 기준 FVI는 58.9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73.6) 이후 가장 높았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 수익추구 성향이 커지면서 자산가격 총지수가 크게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22일 한국은행은 '2021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금융 취약성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 주요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금융시스템 내 잠재 취약성 평가에 중점을 두는 FVI를 신규 편제했다. FVI는 금융불균형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고려해 대내외 충격 등에 대한 금융시스템 취약성을 말한다.

FVI 지수가 상승할 경우, 금융불균형이 늘어나고 금융기관 복원력이 약화되는 등 금융취약성이 심화됐다는 의미다. 금융불균형 측정은 자산가격(부동산, 주식, 채권)과 신용축적(가계·기업·대외 신용 증감률), 금융기관 복원력(자본비율) 등 세 가지 평가요소 내 11개 부문과 39개 세부지표로 구성된다.

올해 1분기 FVI는 58.9로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지난 2019년 말(41.9) 대비 17.0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취약성 지수는 IMF 외환위기인 지난 1997년 11월 100으로 최고점을 기록했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73.6을 기록했다.

평가요소별로 보면, 금융기관 복원력은 67.6이었다. 금융기관 복원력이 상승하면 복원력이 개선됐다는 것을 말한다.

반면, 최근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의 수익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 자산가격 총지수는 91.7을 기록했다. 이는 1997년 2분기 외환위기(93.1)와 지난 2008년 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100.0) 최고점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위기 이후 단기적 금융불안이 해소되고 있으나, 중장기적 시계의 금융안정 리스크는 오히려 확대됐다"며 "현재 금융 취약성 수준이 대외 건전성과 금융기관 복원력 개선 등으로 과거 위기보다 양호한 상황이나, 앞으로 자산가격 급등 등 신용축적 지속에 대한 경계감을 더욱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