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트릴 건 깨트려야"… 이낙연·정세균은 말 아껴
진보권 원로로 구성한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이 송영길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공정한 대통령 선거 경선 관리에 더해 친문 탈피를 주문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상임고문단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는 송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김원기·문희상·오충일·이낙연·이용득·이용희·이해찬·임채정·정세균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상임고문은 대부분 정계에서 국회의장이나 당대표를 지낸 거물급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김원기 전 의장은 "우리 당이 어려움에 처했는데, 밖에서 볼 때 중심 세력이라는, 핵심이라는 분들로부터 벗어나 과감하게 세력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당내 친문 강성 지지층이나 현직 의원의 틀에서 벗어나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문희상 전 의장은 '불파불립'이란 사자성어를 언급하면서 "깨트릴 것은 깨트리라고 송 대표를 선택한 것이니 정권 재창출에 죽을 힘을 다하라"며 "민생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여러 개를 다 하지 말라"며 "부동산 문제도 민심과 맞춰 잃은 점수를 회복하라"고 당부했다.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은 "우리 당으로부터 멀어지신 분과 세력을 다 통합하라"며 4·7 재·보궐 선거 민심을 잘 읽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해찬 전 민주대표는 "우리나라의 변화의 역사에서 정당의 역할이 아주 크다"며 "재집권해야 역사를 다 끌고 갈 수 있다. 대선 후보 경선을 잘 관리해 성과를 잘 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오충일 전 대통합민주신당 대표 역시 "재보선에서 패한 것은 오히려 잘 된 것"이라며 "혼나고, 다시 짜고 나가야 할 기회"라고 훈수했다. 덧붙여 "결사적으로 하라"며 최근 정치권이 대치 중인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해 "문제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채정 전 의장 역시 송 대표를 향해 "마무리 투수겸 선발 투수"라고 격려하면서 "민심 회복을 위해 인사 문제를 잘 정리해야 한다. 국민의 관심과 요구를 외면 말라"고 조언했다.
현재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말을 아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공과를 균형있게 보고, 때로는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며 "수출과 경제 등 자신 있게 설명할 것은 하고 겸손할 것은 겸손하자"고 말했다.
정 전 총리도 "당 정책위원회나 민주연구원이 조율해 대선 후보와 함께 정책을 조율하고, 당을 따르라는 자세로 끌어주길 원한다"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