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은행, 미얀마 주재원 귀국 본격 추진
민간은행, 미얀마 주재원 귀국 본격 추진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4.1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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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우리·농협 등 계획 구체화…산은·기은도 검토 중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중심가에 8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기 위한 비폭력 평화시위의 하나로 꽃을 담은 신발들이 둥그렇게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중심가에 지난 8일(현지 시각)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기 위한 비폭력 평화시위의 하나로 꽃을 담은 신발들이 둥그렇게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촉발된 민주화 시위와 폭력 진압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주재원과 그 가족들의 귀국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 민간은행을 중심으로 현지 주재원 일부의 귀국 추진이 구체화되고 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주재원 귀국을 검토 중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 4개 은행은 미얀마 지점 등 현지 법인에서 근무하는 주재원 일부의 일시 귀국을 추진한다.

먼저 국민은행은 KB미얀마 은행과 소액대출 법인인 KB MFI(소액대출) 주재원 8명 중 4명을 귀국시킬 예정이다. 구체적인 입국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현재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이달 말 미얀마 양곤지점에 근무 중인 주재원 3명 중 1명의 귀국을 추진한다. 현재 양곤지점은 최소 운용 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며, 현지 상황에 따라 나머지 주재원의 추가 입국이나 입국했던 주재원의 재출국을 검토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미얀마 사무소(1명)와 MFI 법인(3명) 등에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주재원 1명과 모든 주재원 가족들을 귀국시키기로 했다.

농협은행도 현지 법인에서 근무하는 주재원 3명 가운데 1명이 오는 27일 귀국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양곤 사무소(현지 직원 1명)와 소액대출 법인(한인 3명·현지인 370명)이 현지에서 영업 중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주재원 2명이 미얀마에서 근무 중이지만, 귀국 계획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상황 악화에 따라 미얀마에 진출한 국책은행들도 주재원의 단계적인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양곤지점에서 근무하는 주재원 3명에 대한 철수를 검토 중이다. 현재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해 출근 인력을 최소화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작년 말 미얀마 법인 설립 후 양곤지점에 주재원 6명이 근무 중인데, 현지 상황에 따라 귀국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모든 주재원이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은 주재원 철수를 추진하면서 빨리 상황이 안정되길 바라고 있다. 모든 주재원들을 당장 철수시킬 경우 영업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던 미얀마 군부의 눈밖에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이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를 얻어야 하는 라이선스 산업인 까닭에 한 번 철수하면 재진출이 어렵고, 특히 미얀마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라이선스를 따내기가 힘들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미얀마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거나, 장악하지 않더라도 현지 영업점을 철수하게 될 경우 향후 재진출은 어려워질 것이고, 과거 미얀마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업 라이선스를 받기까지도 굉장히 힘들었다"며 "그 누구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던 만큼, 그 때 그때 상황을 봐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는 은행 9곳과 MFI소액대출 법인 15곳, 카드·보험 각 2곳 등 총 28곳이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