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경쟁력, 미·중·일보다 크게 후퇴"
"한국 기업 경쟁력, 미·중·일보다 크게 후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4.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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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포춘 글로벌 500' 기업 경쟁력 분석 결과
2019년(왼쪽)과 2020년(오른쪽) 주요국 글로벌 500대 기업 수 비교. (사진=한국경제연구원)
2019년(왼쪽)과 2020년(오른쪽) 주요국 글로벌 500대 기업 수 비교. (사진=한국경제연구원)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미국, 중국, 일본과 비교해 크게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매년 500대 기업을 선정하는 ‘포춘 글로벌 500’을 기반으로 지난해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의 글로벌 기업 수와 매출액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는 총 14개사로 전년대비 2개사 줄었다.

반면 중국은 지난 2019년 119개사에서 지난해 124개사로 5개사 증가했다. 일본은 같은 기간 52개사에서 53개사로 1개사 늘었다. 미국은 121개사로 동일했다.

지난해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 2019년 9094억달러에서 지난해 8004억달러로 12.0% 감소했다.

미국은 같은 기간 9조4025달러에서 9조8063달러로 4.3% 증가했다. 중국도 7조9149억달러에서 8조2949달러로 4.8% 증가했다. 일본은 지난해 3조1241억달러로 전년대비 0.2% 줄었다.

한국 기업의 매출액이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9년 2.8%에서 지난해 2.4%로 0.4%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은 28.8%에서 29.5%로, 중국은 24.2%에서 24.9%로 각각 0.7%p씩 증가했다. 일본은 9.6%에서 9.4%로 0.2%p 하락했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국내 기업의 순위 하락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 14개사 중 지난해 기준 전년대비 순위가 하락한 기업은 10개사였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2019년 15위→2020년 19위) △SK(73위→97위) △포스코(171위→194위) △LG전자(185위→207위) △한국전력(193위→227위) 등이었다.

SK하이닉스(2019년 335위)와 LG화학(490위)은 지난 2019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지만 지난해에는 제외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6년 13위를 기록해 경쟁사인 애플(9위)에 순위 역전을 허용한 뒤 지난해 애플과 순위 격차가 애플 12위, 삼성전자 19위로 7단계로 벌어졌다.

반면 전년대비 순위가 상승한 기업은 △현대자동차(94위→84위) △현대모비스(393위→385위) △KB금융(434위→426위) △CJ(463위→437위) 등이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는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국은 지난 2004년 15개사로 한국(11개사)을 추월한 이후 2012년 73개사로 일본(68개사)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124개사로 사상 처음 미국(121개사)을 제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 등을 개선해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