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사건 범행동기 논란… 미 경찰 "성 중독 가능성"
애틀랜타 총격사건 범행동기 논란… 미 경찰 "성 중독 가능성"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3.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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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사건 조사 나선 미 경찰. (사진=AP/연합뉴스)
총격사건 조사 나선 미 경찰.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사건 범행동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경찰은 용의자가 성 중독으로 범행했다고 추정하지만, 인종 혐오에 따른 증오범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애틀랜타 경찰과 시 당국은 17일(현지시간) 총격사건 대한 기자회견에서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이 이번 사건은 인종적 동기가 아닌 자신의 성 중독 때문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전날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 한 곳과 애틀랜타 시내의 스파 두 곳에서 연쇄 총격이 벌어져 8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마사지숍에서는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고, 스파에서는 4명이 숨졌다. 스파 사망자 4명은 모두 한인 여성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용의자 롱을 유력 용의자로 체포했고 총격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롱은 조사에서 인종적 동기가 아닌 자신의 성 중독 문제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성 중독 가능성을 포함해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는 언급을 내비친 것이다.

실제 롱은 성 중독 치료를 위해 전문 재활원을 다녔다. 지난해 여름 수개월 동안 재활원 퇴소 후 복귀를 돕는 시설에서 방을 함께 썼던 한 남성은 CNN을 통해 “롱은 과거 재활원에서 성 중독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당시 롱은 성 중독으로 자기혐오에 빠져있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성 중독은 일상생활에 지장 받을 정도로 성행위에 대한 충동, 강박관념을 갖는 정신 질환이다. 롱이 전문 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만큼 성에 중독돼 있었고 자신도 그것을 인정한 만큼 성행위를 하기 위해 마사지숍과 스파에 가 총격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미 경찰의 추정이다.

하지만 현지 한인회 등은 “이번 사건은 명백한 인종혐오 범죄”라며 “성 중독을 범행동기로 보는 것은 왜곡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계기로 아시아인들에 대한 증오범죄가 늘고 있다.

아시아계 이민자를 위한 이익단체인 AAPI에 접수된 인종 증오범죄 피해사례만 해도 지난해 3월 이후 3800건에 달한다.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84세 태국계 남성이 19세 청년의 공격으로 숨졌고 LA한인타운에서는 20대 한국계 남성이 무차별 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다. 이번 총격 사건도 이런 맥락과 다르지 않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특히 사망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조지아주에서 활동하는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활동가들은 “반아시안 폭력의 너무나 많은 부분이 여성들에게 가해져 왔다.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의 공동체에서 가장 취약한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