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태양을 삼키다"
"달이 태양을 삼키다"
  • 용은주기자
  • 승인 2009.07.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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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지역 최장 개기일식 감탄

 "달이 태양을 삼켜버렸다!" 21세기 최장시간 개기일식이 22일 여명부터 아시아를 흥분케 했다.

수많은 아시아인들은 일생에 한번 볼까말까 한 광경을 지켜보기 위해 태양이 잘 관측되는 곳으로 모여들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인도 힌두교 신자들은 개기일식이 용이 태양을 삼켜 발생하다든가 태아를 해칠 수 있다는 등의 속설로 외출을 삼간 채 집안에 머무르기도 했다.

두터운 구름이 뒤덮은 인도와 중국에서는 새벽에 시작된 개기일식을 시원하게 볼 수 없었지만, 완전한 개기일식이 펼쳐진 오전 6시24분 이전에 인도에서 구름은 걷혔다.

이후 네팔과 미얀마, 방글라데시, 부탄, 중국 순으로 우주쇼가 펼쳐졌다.

개기일식은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해 태양이 완전히 가려져 발생하는 것으로 인도에선 4분 간 지속됐다.

아시아 일부 국가에선 6분39초 간 완전한 개기일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에선 희끄무레한 스모그가 도시를 감싸고 있어 개기일식을 뚜렷하게 관측할 수 없었다.

해안 지역인 상하이엔 아침에 부슬비가 내려 많은 사람들을 실망케 했다.

그러나 수십 명의 사람들은 한 호텔의 옥상에서 망원경과 특수 안경을 동원해 개기일식을 지켜보기도 했다.

녹색 우산을 들고 특수 안경을 끼고 있던 한 여성은 개기일식을 기념해 흰색 드레스까지 새로 구입했다고 귀띔했다.

그녀는 "비가 오긴 하지만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다"며 "다음 개기일식이 발생하는 300년 후까지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개기일식을 지켜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수도 다카에서 판차가르흐 마을까지 달려온 대학생 압둘라 사예에드는 "내 생에 이 장면을 지켜볼 줄을 몰랐다"며 "감자기 밤이 된 것 같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천문 전문가들에게도 개기일식은 태양의 주위를 둘러싼 코로나를 지켜볼 수 있는 진기한 시간이다.

인도 천체물리학연구소의 하리시 바트 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1세기의 가장 긴 개기일식"이라며 "과학 연구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