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긴급 진단] ③ "집값, 영원히 오른다는 건 착각…조정 대비해야"
[자산시장 긴급 진단] ③ "집값, 영원히 오른다는 건 착각…조정 대비해야"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2.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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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주택 매매량, 전월 比 35%↓…매매가 상승률도 둔화
부동산 시장 조정 가능성 대두…영끌 매수자 대한 우려 커져
실거주 전환 및 고정금리·여유자금 확보 등 안전장치 마련해야
경기도 성남시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성남시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작년 한국 경제는 전 세계적 코로나19 충격을 버텨내기 위해 몸부림쳤다. 정부는 바닥으로 떨어진 경기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막대한 지원금을 풀었고, 한국은행은 역대 최저 기준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했다. 시중에 풀린 돈은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 자산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높아지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뾰족한 바늘이 돼 자산이라는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는 이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자산 시장이 즐길 수 있는 유동성 파티의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까? 전문가들과 함께 진단해봤다. <편집자주>

그간 과열 양상을 보여 온 부동산 시장에서 최근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량은 전월 대비 35% 줄었다. 집값 상승률 역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점차 조정국면이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영끌로 주택 매수에 나선 2030세대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부동산 시장 조정에 대비해 실거주 전환을 통한 장기 보유 준비와 고정금리 전환, 여유자금 확보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량은 9만679건으로, 전월 14만281건 대비 35.4% 줄었다.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10.5% 감소했다.

집값 상승세 역시 올해 들어 둔화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값 상승률은 전월 0.97% 대비 0.18%p 줄어든 0.79%를 기록했다.

이처럼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조정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을 이끈 투자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금리 인상과 3기 신도시 등 대량 주택공급이 나오는 시점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원은 "항상 가격이 오를 때는 대부분 투자수요 때문인데, 그 투자수요가 세금 증가와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조정의 징조는 거래량이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지금은 충분히 어깨 이상 와있다고 판단된다"며 "금리 인상과 3기 신도시 등 대량공급이 나오는 시점부터 거품이 꺼질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조정국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을 통해 주택을 매수한 2030세대의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전월세 살면서 영끌로 갭투자 했던 사람들이 가장 두려운 부분"이라며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하고 레버리지도 크기 때문에 주택·담보가격하락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영끌을 통해 주택 매수에 나선 2030세대가 앞으로 다가올 조정국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빨리 실거주 상태로 전환한 뒤 장기 보유로 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고정금리 전환과 여유자금 확보를 통해 앞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광수 수석연구원은 "실거주 상태로 빨리 전환하고 장기 보유로 갈 준비를 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시장이 안정화되고 다시 상승국면으로 가는 데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집값이 영원히 오른다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집값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며 "금리가 올랐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거나 마이너스 통장을 마련하는 등 여러 안전장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주택자의 경우 현 시장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해 앞으로 공급될 주택 청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추세를 따라가며 집을 매입하는 것보다 청약에 나서는 것이 좋다"며 "정부가 공적 주택을 많이 공급하겠다고 한 상황이라 자기 소득수준에 따라 공공주택이나 민간 분양 청약을 살펴봐야겠다"고 했다.

양지영 소장도 "현재 가점 여력이 있으면 청약에 나서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3기 신도시 등 대량 물량이 나오는 시점까지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