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던진 배하준, 오비맥주 최강자 위상 굳힌다
승부수 던진 배하준, 오비맥주 최강자 위상 굳힌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2.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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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 코로나19로 유흥시장 위축, 경쟁사 턱밑 추격
1위 '카스'와 신제품 '한맥' 앞세워 경영능력 본격 시험대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제공=오비맥주)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제공=오비맥주)

취임 2년차를 맞은 배하준(Ben Verhaert, 43) 오비맥주 대표는 국내 최대 맥주 브랜드 ‘카스’를 쥐고 심혈을 기울인 신상품 ‘한맥’을 승부수로 던졌다. 배 대표는 한맥을 계기로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무대에 서게 됐다. 배 대표가 던진 승부수가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맥주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하준 대표는 올해 카스와 한맥을 앞세워 국내 맥주시장 왕좌를 굳건히 지키겠단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배 대표는 지난해 1월1일 오비맥주 신임 사장에 취임한지 얼마 안 돼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와 마주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가장 큰 맥주 판매처인 유흥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위기를 겪게 됐다. 

취임 100여일 즈음인 지난해 4월엔 오비맥주 청주공장이 한 달 가량 카스 생산을 중단했다. 유흥시장 위주로 공급된 버드와이저, 레드락의 500밀리리터(㎖) 병 제품 생산라인 가동도 멈췄다. 맥주 생산이 줄자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까지 단행했다. 

맥주시장의 7할 가까이를 차지한 유흥시장은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반면에, 홈술·혼술 트렌드 확산으로 가정용 주류시장 덩치는 커졌다. 그럼에도 지난해 맥주시장 규모는 증권가 추정 이전보다 10% 이상 줄었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는 출시 2년차인 ‘테라’를, 롯데칠성음료는 신제품 ‘클라우드 생(生)드래프트’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맥주사업 매출(3분기 누계)은 전년 동기보다 18%가량 늘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4분기 맥주사업 매출(개별)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65% 성장했다. 특히, 2위 사업자인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증권가 추정)은 40%까지 올라와 턱 밑까지 추격했다.

배 대표는 1위 맥주 브랜드인 카스의 입지를 더욱 굳히면서도, 한맥의 새로운 베스트셀러 안착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오비맥주는 올해 새 옷을 입은 카스를 앞세워 적극적인 영업망 확보와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유흥·가정용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어느 마트에서 판매 중인 카스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서 판매 중인 카스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오비맥주의 신제품 ‘한맥’ (제공=오비맥주)
오비맥주의 신제품 ‘한맥’ (제공=오비맥주)

카스는 오비맥주 전체 매출의 약 8할을 차지한다. 오비맥주가 장기간 국내 맥주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지킬 수 있었던 배경엔 카스가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6월과 12월에 각각 카스 프레시(Cass Fresh)와 카스 라이트(Cass Light) 맥주의 새로운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하며, 더욱 신선하면서도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친환경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병과 페트(PET) 갈색용기를 투명재질로 바꾸기 위한 방안도 논의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비알코올음료 ‘카스 0.0(제로)’도 올해 성장의 발판을 본격 마련한다. 오비맥주는 카스 0.0이 카스 고유의 청량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극소량의 알코올로 부담이 없는 점을 들어, 저도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배 대표는 신제품 한맥(Hanmac)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한맥은 오비맥주의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로 발굴된 제품이다. 한국인의 입맛을 겨냥해 맥아와 함께 고품질의 국산 쌀을 함유한 게 특징이다. 카스로 대표되는 오비맥주의 청량함을 한맥에 접목시키면서도, 더욱 상쾌한 맛을 배가했다.

제품 콘셉트는 ‘코리안 라거’다. 철저히 국내 시장을 위해 개발한 제품이자, 국내에선 누구도 넘볼 수 없도록 위상을 높이겠단 배 대표의 의지로 읽힌다. 

실제, 배 대표는 한맥 홍보를 위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왔다. 배 대표는 한맥 공식 출시일인 지난달 27일 유튜브에서 “한맥은 한국인 입맛에 맞는 최적의 맥주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면서 “K-라거가 될 것은 물론, 오비맥주의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를 완성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맥은 이달 초부터 수도권 일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 선을 보였고, 빅모델인 배우 이병헌을 앞세워 TV광고를 개시했다. 이주부턴 전국의 대형마트·슈퍼·음식점 등 가정용·유흥 시장으로 공급돼 본격적인 영업·마케팅을 시작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맥주시장 전반이 얼어붙었지만, 카스 점유율은 흔들림 없었다”며 “압도적인 점유율의 카스와 탁월한 제품력을 강조한 한맥을 중심으로, 핵심 유흥상권 공략과 가정용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