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못받겠다니 국민 청문회 할 수밖에" vs "정쟁성 흠집내기"
박범계 "폭행 의혹, 사실 관계 달라… 조국·추미애 대원칙 존중"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 실시된 가운데, 여야는 시작부터 내내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정책 검증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 초반부터 여야는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반발로 증인·참고인 채택이 무산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과 참고인을 1명도 받아주지 못하겠다고 하니 국민들께 박 후보자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청문회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전날 개최한 '국민참여 인사청문회'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어제 저희 당만 청문회를 한 것이 유감이라면 지금이라도 하게 하라"면서 "증인들에게 연락해서 증인들이 동의하면 오후에라도 올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증인채택을 안 해 줬다고 하는데, 대부분 진행 중인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사람들이라 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정쟁성 흠집내기"라고 맞섰다.
시작부터 삐그덕거린 청문회에서 여야는 진행 내내 정면 충돌 양상을 보였다.
야당은 박 후보자를 겨냥해 "썩은 양파", "비리백화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고, 여당은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하며 후보자 옹호에 나섰다.
첫 질의자로 나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자가 2016년 사법시험 존치를 호소하는 고시생을 폭행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이들은 후보자를 만나기 위해서 문자도 하고 전화도 했다"며 "그들에게 폭언하고 폭행하고 겁박하는 것이 후보자가 살아온 약자를 위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은 "최근 후보자에 대해서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까도 까도 계속 비리가 나온다고 해서 '썩은 양파', '비리백화점'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사실 관계가 같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제 덩치가 크지 않은데, 저보다 훨씬 큰 덩치의 청년 대여섯 명이 밤 10시에 나타났다"며 "그때 제 주소를 어떻게 알았나 싶었다"고 언급했다.
박 후보자는 또 "대전 아파트에 아내 혼자 있는데 밤에 사시존치를 주장하는 분들 5~6명이 나타나 아내가 많이 놀랐다"며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둘째 아이 등굣길에도 피케팅을 하며 나타났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의는 상대방이 예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박 후보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이종배 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사존모) 대표와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에 대해 비판하며 박 후보자를 엄호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종배 대표에 대해 "이분이 고발한 사건이 총 58번이다. 최근 후보자가 지명을 받은 이후에도 3번이나 고발을 했다"면서 "정치적으로도 한쪽으로 치우신 분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박 후보자는 "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장관이 이어온 형사·공판부 검사 우대라는 대원칙을 존중하고 가다듬겠다"며 검찰 인사 기조를 설명했다.
또 박 후보자는 "형사·공판부 우대는 검찰이 수사권 조정을 통해서 다뤄야 할 주 포인트"라며 "인권, 적법절차, 사법적 통제라는 3가지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업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