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변동성 장세에는 대형·실적개선주로 리스크 관리"
"코스피 변동성 장세에는 대형·실적개선주로 리스크 관리"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1.1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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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기 자금·신용거래융자 잔액 급증…개인 투자 열기 여전
전문가 "연말·연초 가격 상승 피로 누적 따른 조정 대비해야"
지난 18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내 전광판에 코스피 마감 지수가 나오는 장면. (사진=한국거래소)
지난 18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내 전광판에 코스피 마감 지수가 나오는 장면. (사진=한국거래소)

연말 연초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를 두고 조정 가능성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개인들의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올해도 개인의 증시 대기 자금과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급증하는 등 주식 시장으로 계속해서 개인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장세에서는 대형주와 실적개선주 위주로 보유하며 리스크를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8.73p(2.61%) 오른 3092.66으로 장을 마쳤다. 

개인 투자자가 1조294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4122억원을 순매수하고 기관이 5957억원을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은 이날 강한 매도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전체 수급 동향을 보면 기관과 외국인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매수세를 보인다.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12조9533억원이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2조3407억원과 9924억원을 순매도했다.

◇ 목적지 찾는 자금…식지 않는 '투심'   

연초부터 실탄 장착을 위한 개인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분주하다.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 예탁금은 지난 15일 기준 68조1639억원으로, 작년 동월 28조원 대비 여전히 2배 이상 불어난 상태다.

은행권 신용대출도 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국내 5대 은행 신용대출은 지난 14일 기준 135조원으로 2주 전인 작년 말보다 1조8000억원 이상 늘었다.

반면, 이들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작년 말 대비 약 1조2000억원 감소했다. 8영업일 만에 전체 잔액의 20%가량이 빠졌다. 

증권사들의 신규 신용융자 매수 일시중단도 속출하고 있다. KB증권은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19일부터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담보융자(대출)를 20일부터 중단하고, NH투자증권은 신용거래융자와 증권담보융자를 21일부터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도 최근 잇따라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했다.

신용융자는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투자금을 증권사로부터 빌리도록 하는 대출 서비스다. 빚으로 투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도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1조3465억원으로 작년 말 이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수치는 작년 10월 말 16조4000억원에서 11월 말 17조9000억원, 작년 말 19조2000억원으로 늘어난 뒤, 새해 들어 11일 거래일 만에 2조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 한 주간 경제 수장들에게서는 국내 증시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자는 감내할 수 있는 부분 내에서 투자자의 선택이지만,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키는 것은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며 "투자자들도 아마 이런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실물·금융시장의 불균형과 본인의 투자여력 범위를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피로감·리스크 내재…조정 충격 대비 필수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 개선 전망과 성장성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수의 상승 추세를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최근 지수가 단기 급등세를 이어온 만큼 피로감도 누적돼 있다고 진단한다. 코스피 지수는 작년 11월 이후 825.51p(36.4%) 올랐다.

최재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그리고 올해 연초 가파른 상승세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4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최근의 주가 수준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펀더멘털 성장세를 보유한 기업을 선별하고자 하는 유인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술적 지표로도 코스피는 지난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궤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지표들은 과열권에 진입했는데, 60일/120일 이격도가 120%를 넘은 것은 3저호황 랠리와 닷컴버블 반등이 유일하다"고 분석했다. 

과열을 식혀가는 조정 구간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실적 개선주와 대형주 등 우량·주도주 중심으로 압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변동성으로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국면에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 이후 회복 국면에서도 대형주와 이익 개선이 전망되는 업종 등 실적이 담보되는 종목들의 주가 반등이 더 빠르고 탄력적 수 있다는 견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장 주가가 올라가면 따라가고 싶고, 빠지면 팔고 싶은 것이 투자 심리"라며 "기존에는 빠른 템포로 비중을 확대·축소했다면 현재는 시점을 나눠서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포트폴리오도 실적개선주와 대형주로 압축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연구원은 "주가는 결국 실적으로 수렴이 된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나 2차전지·전기차와 관련된 주도주 범주 내에서 보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