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국내 증시, 1분기 단기 조정에 경계해야"
증권가 "국내 증시, 1분기 단기 조정에 경계해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2.2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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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축소시 주가대비 낮은 펀더멘털 '부정적 재료'
코로나19 재확산에 양적완화 축소 시기상조 '긍정적 재료'
과열 해소 소폭 숨고르기 후 우상향 기조 이어질 전망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경제 타격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금 번지고 있지만, 이런 우려 속에서도 증시는 꾸준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까지 국내외 유동성이 축소될 경우 주가 대비 낮은 수준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지표가 반영되며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내년 기업 실적 등 경기 지표의 회복세가 명확해 증시의 우상향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코스피는 1.75p(0.06%) 오른 2772.18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부터 급하게 오른 증시는 최근 2700선 내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과열 우려에 따른 차익매물이 출회되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불안과 백신 보급으로 인한 회복 기대가 상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는 유동성 재료가 줄어들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주가 대비 부진했던 펀더멘털 지표를 반영하며 단기적인 조정을 거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 증시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 길게 본다면 내년 1분기까지 펀더멘털과 주가 간의 격차를 좁히는 조정을 거칠 수 있다"며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 기업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0.6% 하향조정 되는 등 연말·연초 실적 불안이 커지고 있고, 국내 코로나19의 3차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내년 말 국내 기업이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 총액이 기존 최고치였던 2018년 상황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현재 주가는 이미 당시 주가 수준을 넘어섰다"며 "현재 국내외 중앙정부가 내놓고 있는 정책도 경기 부양책이 아니라 경기 부진을 방어하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정책 동력이 정체되거나 내년도 기업 이익 성장세 회복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 주가는 상승탄력이 둔화하거나 조정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 이익 상향에 따른 EPS 상승. (자료=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기업 이익 상향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상승. (자료=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다만 현재까지는 증시 조정은 길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년 기업 실적 등 경기 지표의 회복세가 확실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유동성과 같은 정부 정책이 줄어들더라도 증시의 우상향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이후부터 기업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됐고, 최근에는 실적 전망 상향이 빨라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추세 전환을 걱정할 수준의 조정보다는, 과열을 해소하는 수준의 숨 고르기 가능성 정도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심해 유동성을 급하게 줄이기 어렵다는 점도 주식시장 강세를 이어갈 재료로 꼽힌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 완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시점은 시장의 예상보다 늦은 2022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고, 미 의회에서는 추가 가계 보조금 및 실업급여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 지었다"며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는 기본적인 스탠스는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