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23일 변창흠 인사청문회 실시… 친여권 자질 논란 검증
국회, 23일 변창흠 인사청문회 실시… 친여권 자질 논란 검증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2.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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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후보자, 친여 성향 업체 판로 지원 의혹… "전형적 폴리페서"
LH사장 땐 월 7.4일 본사 근무… 교수 땐 수업 안 하고 5000만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4일 진주 LH 본사 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하고 있다. (사진=LH)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4일 진주 LH 본사 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하고 있다. (사진=LH)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국토위는 16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채택했다. 청문회 주요 증인과 참고인 출석은 추후 여야 간사의 합의로 결정할 예정이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의 수장의 자질을 따지는 만큼 야당은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친여권 성향의 태양광 업체에 판로 지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재임 당시 본사 근무 월 평균 7.4일 △세종대학교 교수 시절 수업을 하지 않고 5000여만원의 보수 수령 등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받은 2015~2018년 SH 임대주택 태양광 시설 현황을 보면 2015년 464가구(보조금 0원 지출)에 불과했던 SH 임대주택의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급 규모는 2016년 3209가구(보조금 3억4000여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2017년 7448가구(보조금 8억4000여만원), 2018년에는 2만2927가구(32억원)로 증가세를 탔다.

김 의원은 SH 임대주택의 미니태양광 보급이 확산한 배경으로 2016년 변 후보자가 SH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추진한 '미니 태양광 3000기 보급' 사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변사장은 '전기요금 폭탄' 우려를 이유로 2016년 3000가구, 2018년까지 2만 가구의 SH 임대 아파트 태양광 보급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는 사실상 그대로 실현했다.

이 과정에선 일명 '태양광 친여 3대 업체'의 수혜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까지 SH 임대주택의 태양광 설비 실적이 '0가구'였던 이들은 3000기 도입을 추진한 2016년에는 1323가구(전체 대비 42%)로 수주량이 대폭 증가했다. 2017년에는 3530가구(전체 48%), 2만가구를 공언한 2018년에는 6408가구로 해마다 급증했다.

3대 업체가 SH에서 받은 보조금 또한 2015년 0원에서 2016년에는 전체 SH 지급 보조금의 70%에 달하는 2억3600만원, 2017년 3억4600만원(전체 41%), 2018년 10억4500만원(전체 33%)으로 늘었다.

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변 후보자의 2019년 5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본사 근무 횟수는 월 평균 7.4일이다. 올해 3월에 13일 근무한 게 본사에 가장 오래 머무른 달이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8월 본사 근무일은 각 4일로 가장 적었다.

변 후보자는 취임 당일인 2019년 4월 29일부터 출장을 간 것으로 나타났다. 변 후보자는 취임일 오전 본사 근무를 한 뒤 오후엔 LH 노동조합 정기대의원 대회 방문차 충청남도 천안을 찾았다. 이어 취임 다음날인 4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진 쿠웨이트로 출장갔다.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뒤 이틀 휴식을 취한 변 후보자는 같은 달 7일 오전엔 주거 취약계층 주거 지원 현장 방문을 이유로 서울 구로구 고척동을 찾았고, 오후엔 국회를 방문했다. 다음날엔 세종시를 찾아 행복도시 건설현장 안전을 점검했고, 그 뒤엔 국토부와 기획재정부에 취임 인사했다. 변 후보자가 취임식 후 다시 본사를 찾은 건 열흘만인 2019년 5월 9일이었다.

변 후보자가 경상남도 진주에 위치한 LH 본사를 자주 찾지 않았다는 의혹은 최근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를 통해서도 제기됐다. LH 소속으로 표기된 한 제보자는 변 후보자를 겨냥해 "본인이 사장이면서 진주 본사 안 내려오려고, 온갖 핑계 대서라도 한 주 내내 서울에서 버팀"이라고 글을 썼다. 블라인드에선 특정 회사 소속으로 글을 쓰려면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

박 의원은 "변 후보자의 국내 출장 지역 상당수가 청와대·국회가 있는 수도권과 정부 부처가 밀집한 세종시"라며 "정치권에 줄을 대기 위해 본사 근무를 등한시한 폴리페서(정치교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만큼 이번 장관 인사가 정권 차원의 코드(편향) 인사, 낙하산 인사인지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 강금실 후보를, 2012년 대통령 선거 땐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등 진보권 인사를 지원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사무실과 문재인 대선 캠프에 참여한 이력도 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2017년 11월 SH공사 사장으로 3년 임기를 마친 날 곧바로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복직해 2개월 동안 강의를 하지 않고 급여 1180만원과 연구보조비 40만원 등 1220만원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해 LH공사 사장 취임 전에도 1월부터 4월까지 강의를 개설하지 않고도 급여 3656만원과 연구보조비 80만원 등 3736만원을 수령했다.

이 의원실은 "공사 사장 임기 전후 잠시 대학에 적을 달아두고 강의도 하지 않은 채 약 5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수령한 것은 고위 공직후보자로서 부적절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변 후보자는 현재까지 대학에 적을 둔 상태다. 공기업 사장을 두 번 역임하면서 세종대 행정학과 정교수에 부임한 2014년 3월 이후 총 6년 9개월 가운데 휴직 기간만 4년 7개월이 넘는다.

한편 변 후보자는 본인 명의의 129.71㎡(39평) 규모 아파트 1채 등 총 6억71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1965년생인 변 후보자는 대구 능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를 지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