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부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 거행
해병대 사령부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 거행
  • 허인 기자
  • 승인 2020.11.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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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서정우 하사 모친 “북에 사과 요구…전사자에 대한 국가 의무”
서욱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이 23일 거행됐다.

추모식은 국민의례와 추모영상 시청, 헌화·분향, 추모사, 추모 헌시와 편지 낭독, 추모공연 및 전사한 두 전사자가 즐겨 불렀던 ‘팔각모 사나이’ 군가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된 추모식에서 10년 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해병(2명)의 부모는 ‘명예해병’이 됐다. 또한 북한의 도발에 맞서 대응 사격을 했던 연평부대 포7중대 K-9 자주포 포상(포진지)은 안보전시관에 조성된다.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포격 도발로 안타까운 청춘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부모는 이날 ‘명예해병’으로 임명됐다.

서 하사의 부모 서래일(61) 씨‧김오복(60) 씨, 문 일병의 부모 문영조(57) 씨‧이순희(54) 씨가 그 주인으로 이들 부모는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해병대를 상징하는 팔각모를 비롯해 인식표(빨간명찰)와 명예해병증을 받았다.

해병대는 “명예해병 임명식 행사는 해병대가 국가전략기동군으로서 공지기동 해병대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며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영웅들은 지금 우리 곁에 없지만 그들의 부모님이 새로운 해병대 가족이 돼 그 명맥을 이어나간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령관은 이날 “당시 연평부대장으로서 10년 전 오늘을 한시도 잊을 수 없었다”며 “앞으로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전사한 두 해병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모든 해병대원의 가슴과 영혼에 오롯이 새기고 해병대의 역사에 영원한 해병으로 기억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병대는 연평도 포격전 당시 대응 사격을 했던 K-9 포상 2곳 가운데 1곳을 안보전시관으로 조성해 보존키로 했다고 밝혔다.

포격전 당시 대응 사격에 가담했던 연평부대의 포7중대 포진지는 2곳으로 1곳은 개선 공사를 완료하고 본래 군사적 목적대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 여름부터 공사를 시작해 연말 안으로 완공할 예정인 안보전시관에는 포격전 경과를 설명하는 전시물이 설치될 예정이며 북한 포탄 피탄지 및 파편 흔적과 전사자 유품 등이 보존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거행된 이날 추모식에는 두 전사자 유가족과 참전 용사, 현역 장병을 비롯해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역대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브레들리 제임스 주한 미 해병대사령관, 이남우 국가보훈처 차장,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과 국방위원, 지역 대표 기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서 장관은 추모사에서 “10년 전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보여준 조국수호를 위한 살신성인 덕분에 오늘날 우리 군이 평화를 지키고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강한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故 서 하사의 모친 김오복 씨는 추모 편지를 통해 “사랑하는 우리 아들들 정우, 광욱에게. 10년 전 오늘 12시경 엄마, 드디어 휴가 나가요라며 들뜬 전화 소리가 지금, 이 순간도 생생하기만 하다. 너희들은 여전히 22살, 20살로 우리 부모 맘속에 기억되고 있는 아픔과 억울한 10년 이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미안하고 미안하다. 북한 포격으로 처참하게 전사한 너희들의 희생에 사과 한마디 받아내지 못해서 미안하고 연평도 포격이 이제 많은 사람 마음속에 잊혀 가고 있음이 미안하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그러면서 “평화라는 이유로 북한 도발을 애써 외면하며 비난 한마디 하지 않은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언젠가는 너희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는 세상이 될 거라 소망해본다”며 “우리 정부 당국에 간절히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김 씨는 “4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북한에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해 주시길 바란다. 이는 군 복무 하다가 처참하게 세상을 떠난 두 해병의 영혼에 대해 국가가 해줘야 할 최소한의 의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2010년 11월23일 연평도를 포함한 주변 해상에 76.2㎜ 평사포와 122㎜ 방사포 등 포탄 170여 발을 발사했다.

개머리 해안 인근 해안포 기지에서 시작된 도발은 2차례에 걸쳐 1시간 여 동안 이어졌고 이로 인해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부상자 또한 60명이 발생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