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치 종용한 추미애… '도넘는 발언'에 여권도 부담
윤석열 정치 종용한 추미애… '도넘는 발언'에 여권도 부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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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윤석열 정치인 아냐" 일축… 與 '내전 분열' 모습으로만 비쳐
추미애 비판 야당→윤석열 옮겨가자 골머리… 개각 때 거취 주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관계에 선을 그으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예측불허 발언만 여권의 골칫거리가 됐다. 특수활동비 논란까지 청와대로 불똥이 튄 것과 맞물려 여권이 단속에 나서는 분위기다.

12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총장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선호도에서 여권 주자 일부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정치권과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일반 국민이 심판한 게 여론조사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윤 총장을 야당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윤 총장은 기본적으로 정부·여당 사람"이라며 "정부·여당 사람으로서 지지도가 제일 높다는 것은 그 안에서 그 사람이 제일이란 얘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관계가 참 애매하고, 적인지 동지인지 구별이 안 된다"며 "검찰 직무에 열중하는 윤 총장을 추 장관이 계속 정치로 끄집어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이) 정치를 안 하겠다고, 검찰 임무만 하겠다는 사람을 자꾸 정치로 밀어 넣는다"고 재차 말하면서 "추 장관이 윤 총장을 건드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한 달만 좀 참아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실제 '소설을 쓰시네, 그정도 했으면 사과하라, 어처구니가 없다' 등 추 장관의 발언은 당초 야권에 대한 비판이었지만, 최근에는 윤 총장에 대한 힐난을 쏟으면서 도가 넘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추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선 "검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생명으로, 선거사무를 관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대선 후보 1위라고 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대권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로 등극했으니 차라리 (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를 하라"고 윤 총장에게 몰아치기도 했다.

추 장관의 연이은 도발적 발언에 여당은 오히려 윤 총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낮추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추 장관이 거론한 검찰 특활비에 대해 야당이 대치전선을 확대하면서 청와대와 전체 부처의 특활비로까지 파장을 불렀다. 윤 총장은 되려 대선 선호도만 높아지면서 입지가 공고해지고 있다.

동시에 야당이 윤 총장과는 거리를 두자 여권 내전 분열로만 보이고, 여론에는 부정적 시선과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윤 총장에 대한 일종의 '묵시적 사퇴'를 종용하던 여당 지도부는 추 장관과의 갈등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여당 지도부가 추 장관에게 주의를 줬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경우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윤 총장에 대해 "자숙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하는 동시에 추 장관에 대해서도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우회적으로 질책하기도 했다.

정치권 안에선 문재인 대통령도 추 장관을 경질하려고 했으나, 윤 총장과의 갈등이 최고조 상황에서 검찰개혁 임무가 흔들릴 수 있고 적절한 후임자도 찾기 어려워 그만 뒀다는 후문도 있다. 이 때문에 정 총리가 언급한 '연말이나 연초보다 더 빠른 두 차례 개각'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 거취가 결정날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